2020년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값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폭으로 하락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둘째 주(12일 조사 기준)까지 세종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7.11%, 전셋값은 10.24% 각각 떨어졌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와 규제 지역 통틀어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2020년 세종시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투기 수요가 유입돼 아파트 아파트 매매가가 44.93%, 전셋값이 60.60%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작년부터 오름세가 둔화, 매매가는 같은 해 7월 넷째 주부터 60주 연속, 전셋값은 11월 넷째 주 이후 43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 5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그 파장은 크지 않다. 2020년 가격 급등의 피로감이 큰 상황에서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상이 수요를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간 통계 기준으로도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8월까지 6.36% 하락해 2012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1∼8월 기준 연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또 세종시는 지난달 아파트값이 1.26% 떨어져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월별 낙폭이 1%대로 확대되며 전국 규제지역 가운데 최고 하락률을 나타냈다.

세종시 고운동 전용면적 74.77㎡ 아파트는 급등기였던 2020년 12월 31일 매매 가격이 6억400만 원(11층)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5월과 7월 각각 3억6000만 원(6층)과 3억9500만 원(12층)에 팔렸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지금이 세종시 아파트를 구매해야 할 적기로 본다. 하지만 현재 매수 문의가 거의 없을 정도로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격 하락 폭을 고려할 때 규제 지역 해제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세종시 아파트 전세값도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째 월 1%대의 높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이 지역은 아파트 소유자 중 실수요 거주자보다는 외지인 투자자가 많아 전세 물량이 많은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이다. 그 결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도 40%대로 낮다.

세종시 아파트 야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