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채의 집을 소유한 이들의 ‘주택 집중 매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사람이 700여 채의 집을 사들이는가 하면 2000년생들도 62억 원 어치의 주택을 매수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7년 8월 1일~2022년 7월 31일) 간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을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1000명의 매수 건수는 4만4022건이며 구매 금액은 5조8453억3551만 원에 이르렀다.

최다 주택 구매자는 1972년생인 A 씨였다. 5년 간 주택 매수 건수는 791건, 금액은 1155억7690만 원으로 집계됐다. 1980년생인 B 씨는 1146억8510만 원을 들여 703채의 주택을 구입했다. 상위 1000명 가운데는 2000년생도 3명이 포함됐다. 이들의 주택 매수 건수는 84건, 62억4484만 원으로 조사됐다. 또 1990년대에 태어난 61명은 2695채를 구입했다. 금액은 4013억5998만 원이었다.

최근 5년 간 다주택 소유자 상위 1000명은 4만4022채의 집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단지. 국제신문DB

업계에서는 이 같은 다주택 소유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합부동산세 중과세 폐지 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세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 여유 자금이 주택 시장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집 값 하락 추세가 다주택 소유자의 구매 욕구를 한층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다주택 소유자 세금 감면안은 특정인이 부동산 시장을 독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다”며 “국민과 사회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거안정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