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간 102개 선사에 7조원 지원
- 한진해운 파산 전 해운매출 회복
- 선주사업 활성 등으로 부흥 시동
- 새 선박 건조지원 프로그램 확대
- 부서 협업문화 안착 성과 나타나
2018년 7월 한진해운 파산 후 해운 재건을 목적으로 설립된 해양진흥공사가 4년 만에 상당수 과제를 해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 특수 등의 영향으로 HMM 등 국내 해운사가 전례 없는 수익을 남겨 해운 재건의 기반을 다졌기 때문이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양수 사장을 만나 해운 재건을 넘어 부흥의 묘책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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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 이원준 기자 |
■해운 재건 마치고 해운 부흥 시동
국내 해운산업 매출액은 한진해운 파산 전 39조 원에서 29조 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말 다시 40조 원으로 회복한 데 대해 김 사장은 “해운시장 호황 덕도 있었지만, 공사의 지원이 중요한 마중물이 됐다. 공사 설립 후 102개 선사에 지원한 7조4000억 원에 힘입어 선사가 선박이나 컨테이너 박스 등 핵심 자산을 마련해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해상운임이 곤두박질치는 등 또다시 불황기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현재 2847.62를 기록, 전주 대비 306.6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 5109.60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다. 건화물선의 발틱운임지수(BDI)도 지난해 10월 6일 5647.0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1133.00까지 하락했다. 불황기에 머스크·MSC 등 세계 최대 해운사들이 치킨게임을 벌여 한진해운을 고사시킨 사례를 떠올리는 이도 있다.
김 사장은 “20개였던 글로벌 선사가 지금은 10개밖에 남지 않아 제살 깎아먹기로 경쟁사를 없앨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또 우리 해운사들이 많은 자본을 축적해 불황기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충분히 다졌다. 특히 HMM은 연비가 좋은 최신 선박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머스크나 MSC보다도 원가 경쟁력이 높다. 운임이 더 내려가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견 중소선사다. 불황기에 선박을 매각하는 형태로 유동성을 확보하지만, 이 경우 헐값 매각을 해야 돼 큰 손해를 본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중견 중소 선사 지원 비중을 높이고 있고 앞으로도 늘려나갈 것”이라며 “공사가 적정가에 선박을 매입해 다시 임대하는 선주사업을 활성화하고, 위기 대응 펀드를 조성해 위기를 겪고 있는 선사 지원에 앞장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030 비전선포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운산업 리더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정한 것과 관련, 김 사장은 “산업은행 등 4대 정책금융기관과 15억 달러 규모의 신조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2030년까지 국적선 지배 규모를 9300만 DWT(선박이 실을 수 있는 중량)에서 1억4000만 DWT로 늘려가겠다”고 했다.
■“각 분야 전문가 시너지 발휘”
1년 동안 조직을 이끌어 오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김 사장은 “신생 조직이다 보니 안정화가 덜 된 부분이 있다. 정원 174명에 경력직이 50명 이상이다. 해운사 금융 물류 조선업 등 일했던 분야가 달라 부서 간의 갈등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에 부서 간 수평적 협업 문화 안착에 공을 들였다. 그는 “부임 후 현안 점검회의를 만들어 조직 내 중요이슈나 문제는 안건으로 올려 각 부서장이 참여하도록 했다”며 “이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면서 다른 기관과 협업도 매끄럽게 진행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부산지역 공기업으로서의 기반도 확실하게 다질 계획이다. 김 사장은 “공사는 부산에 있는 공공기관이다. 지역과 연대감을 높이는 활동을 계속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전주 상산고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해 29년여 동안 해양수산부 대변인, 해양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해수부차관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