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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세대교체 전환점 2030부산세계박람회 <10> 21세기 세계박람회에 요구되는 7가지 관점②

국제사회가 만든 틀 안에서, 발상의 전환 이룰 축제 구상을

  • 이각규 박람회연구회 회장
  •  |   입력 : 2022-09-05 19:10:5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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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람회는 전 세계가 즐기는 축제
- 수준 높은 공연·프로그램 갖춰야
- 무사안일·합리적 행사 매력 없어
- 현재 없는 것 만들려는 열정 필요

- 회원국 전체가 함께 만드는 행사
-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 찬양 안돼
- 허용 범위 알고 가능성 추구해야

3. 즉흥적인 논의를 찬양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발상으로 전에 없던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한다. 세계박람회는 매우 중요하지만 생각나는 대로 아이디어를 늘어놓는 것과는 다르다. 2030부산세계박람회가 유치되면 본격적인 기획작업이 시작되고 주최 측에서 위원회와 자문회의, 국제심포지엄, 워크숍 등 의견 청취의 장을 다양하게 마련한다. 신문 TV 온라인 등의 언론매체가 전문가와 아티스트의 ‘새로운 발상’을 취재하거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를 하면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난무하게 된다. 이때 주로 일어나는 것은, 문득 생각나는 대로 얘기한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참신한 의견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2005년 일본 아이치세계박람회 기간에 환경·시민단체가 운영한 지구스퀘어 행사에 많은 관람객이 참여하고 있다. ‘환경보호’와 함께 ‘세계 시민박람회’라는 개념이 제시됐지만 결과적으로 추상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를 들면 “지역 전체를 박람회장으로”, “가상공간만으로도 좋다. 세계와 연결하자.”, “전시관이 없는 세계박람회”, “시민이 시민을 위해 운영하는 세계박람회” 등. 박람회 때마다 되풀이되는 ‘새로운 세계박람회 유형’의 단골이다. 한눈에 알 수 있듯이, 이런 아이디어는 현실성이 없다.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만들어온 세계박람회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의 좋고 나쁜 것은 창조성의 우열과는 관계가 없다. 다만 ‘세계박람회’라는 형식에 적합하지 않다. 요컨대 “멋진 이벤트네요. 꼭 해보세요” 다만 “세계박람회가 아니다”는 얘기다. 오해하면 곤란하지만, 세계박람회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발언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현실성이 없는 아이디어는 가치가 없다고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이 세계박람회에 꿈을 키워주는 것은 세계박람회가 새로운 활력을 되찾는 데 유용하고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그러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를 언론 매체가 찬양하고 유포하는 것이며, 발언한 본인이 신경 쓴다는 점이다. 모두 좋다고 생각해서 선의로 행동하고 있을 뿐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어버린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빅오(Big-O)쇼. 빅오쇼는 워터스크린, 분수, 화염, 레이저, 안개 효과, 입체영상 등을 활용해 오감을 만족시키는 화려한 멀티미디어쇼다.
2005년 아이치세계박람회 추진 사례를 살펴보면, 애초 계획이 붕괴된 후에 ‘환경보호’와 함께 ‘시민 세계박람회’라는 개념이 제시됐다. 실제 프로젝트의 근간에 관계된 의사결정에 시민을 참여시킨 것은 세계박람회 역사에 유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런 종류의 국가사업에 있어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인의식이 높아진 지식인에게서 여러 가지 의견이 제기됐다. “국가 주도를 배제하고, 시민이 만드는 문화 프로젝트로”, “전시관을 부정한다, 만국박람회가 아닌 세계박람회를!” 이처럼 “세계박람회를 근본부터 변혁하라”는 논의가 전례 없이 확산되었다. 하지만, 추상적인 관념론이나 이상론으로 현실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이상론과는 다른 보수적인 세계박람회가 되어버렸다.

당연하지만 세계박람회는 주최자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가 함께 만드는 행사이고, 주최자는 호스트에 불과하며, 준비가 시작된 이후에는 중요한 의사결정은 ‘정부대표회의’에서 한다. 국제박람회 협약이라는 국가 간 조약도 있다. 주최국이 “좋아, 이것이 하고 싶다”고 해서 뭐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단순한 틀조차 이해하지 못한 실정이다.

젊은 사람은 꼭 자유롭게 발상해주길 바란다. 다만 “아이디어를 위한 아이디어”도 좋다면 몰라도, 진심으로 새로운 제3세대 세계박람회로 전환해서 펼쳐보고 싶다면,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기본계획을 충분히 공부한 뒤 인내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어디까지 도전이 허용될까”를 노리는 느긋하고 전략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다.

4. 축제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세계박람회 유치가 확정되면 반드시 “세계박람회에 돈을 들이는 게 의미가 있느냐”는 논의가 시작된다. 대부분은 “단발성 세계박람회는 쓸모가 없다.”, “세계박람회를 개최할 돈이 있으면 복지예산으로 돌려라.” “다른 할 일이 있겠지.” 등 비용 대비 효과에 근거한 반대론이다. 이 논란은 최근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부터 반복되어온 단골 논란이다. 물론 공공이벤트이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는 중요하며, 이런 종류의 비용에 대한 시선은 과거보다 한층 엄격해졌다.

실제로 현재 올림픽의 앞날이 불안하게 여겨지는 것은 오로지 비용 문제다. 개최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 유치를 신청하는 도시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대로는 소멸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어딘가에 상설 올림픽 경기장을 건설해 매회 거기서 개최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들리기 시작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시급한 과제는 경비 절감과 운영 합리화다.

언뜻 보면 세계박람회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림픽과는 결정적으로 다른 포인트가 하나 있다. 그것은 세계박람회가 올림픽과 같은 ‘경기’나 BtoB(기업 간 상거래)의 견본시 같은 ‘상거래모임’도 아니고 ‘축제’라는 것이다. 경기나 모임이라면 합리화는 일종의 발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축제는 그렇지 않다.

“세계박람회는 낭비”라는 비판을 의식해 합리적이며 기능적인 세계박람회로 제작한 2000년 하노버세계박람회가 참패로 끝난 것은 이미 앞에서 얘기한 대로다. 축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걷고 있어도 즐겁지 않았다. 기분이 고조되지 않았다. 그런 세계박람회는 당연히 관람객이 가지 않는다. 세계박람회는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다. 축제의 3대 요소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다. 볼거리는 시선을 사로잡는 매혹적인 건축물, 비일상적인 전시물, 화려한 퍼레이드와 멀티미디어쇼, 세계적인 팝스타와 K팝 가수 공연, 각종 문화예술공연, 상징적인 랜드마크 등이다. 먹거리는 박람회장 식당과 참가국관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음식과 음료다. 즐길 거리는 주최자와 참가국관, 기업관에서 관람객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다.

세계박람회 성공의 핵심요소 중 관람객 유치는 매우 중요하며, 관람객 유치 측면에서 강력한 볼거리가 필요하다. 수천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는 전시와 공연, 체험프로그램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세계박람회의 매력을 가장 깊은 곳에서 지탱하고 있는 것은, 과제 해결도 논리와 사실도 아니며, 더구나 ‘낭비 없는 운영’이 아니라 ‘축제의 정신’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세계박람회 역사를 살펴봐도 후세에 전해지는 위대한 세계박람회는 모두 축제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에펠탑(파리), 페리스 휠(시카고), 아토미움(브뤼셀), 스페이스 니들(시애틀), 태양의 탑(오사카), 캐나다 플레이스(밴쿠버), 오션나리오(리스본), 생명의 나무(밀라노) 등. 모두 세계박람회 유산의 하나인 모뉴먼트(기념물)로 개최도시의 랜드마크로 남아 있다. 이 기념물은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나 ‘낭비 없는 예산집행’에서 생겨난 것도 아니고, 세계박람회 운영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등장한 것도 아니다. 이런 기념물을 제작한 것은, 새로운 세계로 전환하고 싶다는 모험심, “현재 없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야심, 무엇보다 세계박람회에 바치는 기백과 열정이다. 이런 것이 ‘유산’이 되는 것이며, 기획회의에서 “유산을 만드는 건”을 의논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유산을 만들어 후세에 평가받자”는 얄팍한 계산으로 실현되는 것도 아니다. “실적이나 권위를 내세워 보험을 들자”는 등의 논리와도 무관하다.

중요한 것은 세계박람회를 “업무나 비즈니스”로 하지 않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축제니까” 사회가 그것을 허락할 것이다.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절약해서, 철저하게 낭비를 줄인 세계박람회”나 “무난하게 60점 수준의 것만 늘어선 세계박람회”는 매력이 있을 리 없고, 매력이 없으면 관람객 유치도 어렵다.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실패해도 괜찮다. 그것이 축제다. 팍 하고 펼치는 것이다.

세계박람회는 축제다. 틀림없이, 확실하게, 무난한 것이 좋다는 것은 일상의 기준이며, 축제는 그것과는 다른 특별한 시기에 개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세계박람회는 관료조직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무사안일로 실패하지 말자고 모두 경직돼 있다. 그런 식으로는 아무리 예산을 쏟아붓고 해봤자, 조금도 축제로서 즐거움과 매력이 없다. 최선을 다하고, 만약 실패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태연한 모험가 정신으로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 공동기획=국제신문,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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