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통한 한-중 교류의 역사를 심도 있게 다룬 국내 첫 전시가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열린다.
 |
| 국립해양박물관이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해 6일부터 2개월 동안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 전을 개최한다. 큰 사진은 고려시대 국제무역선의 실체를 규명해 준 봉래 3호선. 작은 사진은 겸재 정선이 동해안의 절경을 그린 ‘해산정’(왼쪽)과 인조의 책봉을 위해 주청사로 명나라에 다녀온 죽천 이덕형의 사행을 기록한 ‘죽천이공행적록(竹泉李公行蹟錄)’.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
국립해양박물관은 중국항해박물관 공동기획전시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를 6일부터 오는 11월 6일까지 2개월 동안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양국의 유구한 해양문화 교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열린다. 배 모형 도자기 회화 공예품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 300여 점이 준비됐다.
전시는 ‘학(學)-교(交)-표(漂)-예(藝)’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뉘었다. ‘학-문명, 바다를 건너기 시작하다’에서는 바닷길을 통해 양국에 각기 전파된 학문과 종교, 사상 등이 어떻게 발전하고 계승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고문서와 회화 등은 물론 통일신라시대 유학자로 유명한 최치원의 대표 문집 ‘계원필경(桂苑筆耕)’과 의상, 의천 등 고승들의 고문서가 전시된다.
‘교-교역, 문물의 정수를 보여주다’에서는 한반도와 중국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한 백제 당항성(현재 남양만), 고려 벽란도(현재 황해도 예성강) 등 시대별 국제항구도시의 발전사와 대표 교역품을 통해 각 시대의 교역 특징과 성격을 알아본다. 2005년 중국 산동성 봉래수성 해안에서 발굴된 무역선인 봉래3호선의 복원 모형을 볼 수 있다. 봉래3호선은 우리 역사 중 해상무역이 가장 활발했던 고려시대 국제무역선의 실체를 규명해준 중요한 유산이다. 발굴 당시 고려청자 등 유물이 대거 출토됐다.
‘표-견문,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다’에서는 표해록(漂海錄·표류기) 등 자료를 통해 표류 과정에서 벌어진 공식 사절과 개인들의 항해 및 교류 경험을 소개하고, 가장 오래된 한글 해로사행(海路使行·바닷길을 통해 사신으로 가는 행차) 기록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은 죽천 이덕형의 ‘죽천이공행적록(竹泉李公行蹟錄)’과 그 여정을 그림으로 남긴 ‘항해조천도(航海朝天圖)’를 선보인다. 죽천이공행적록은 1624년 인조의 책봉을 위해 주청사로 명나라에 다녀온 이덕형의 사행을 기록한 필사본 책이다.
‘예-심미, 아름다움을 건네다’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문명교류 속에서 발전한 회화 도자기 공예품 등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 중국의 화법을 우리의 고유한 자연과 풍속에 맞춰 새로이 창안한 화법인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동해안의 절경을 그린 ‘해산정(海山亭)’을 만나볼 수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김태만 관장은 “한국과 중국이 바다를 통해 끊임없이 문명을 교류한 역사를 이번 전시에 담았다” 며 “정치적·경제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문화적 교류를 이어간 양국 간 미래 발전 동력을 엿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