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전쟁發 원자잿값 급등 타격
- 지역업체 일감확보 전방위로 협력

“기계설비는 사람의 혈관과 같습니다. 건물이 잘 운영되려면 그것을 움직이는 기계설비의 유지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기계설비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유능한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김종배 부산시회장이 기계설비산업 전문인력 양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김종배(64) 부산시회장이 지난달 ‘2022년 건설의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김 회장을 만나 소감과 업계의 현황 등에 관해 들었다.

“산업포장은 협회 회원사 및 직원들이 기계설비산업 발전과 기계설비법 안착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더 기쁘게 받았습니다.”

기계설비산업은 건물의 급수 오수 배수설비 욕조설비 위생설비뿐만 아니라 냉동·냉장설비, 플랜트설비, 신재생에너지, 공기조화설비, 가스설비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2020년 기계설비법이 제정되면서 건물의 유지·관리를 전담하는 기계설비성능 점검업체도 포함됐다. 기계설비건설협회 부산시회에는 다양한 분야의 업체 595곳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 빌딩이 늘면서 건물의 유지·관리가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에 관한 기술기준이 마련돼 산업 발전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됩니다. 이미 일정 규모 이상 건물과 공동주택에 기계설비 유지관리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면서 부산에 4000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법 시행 이후 전국 최초로 부산시에 건축기계설비팀이 신설된 것도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기계설비업계도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당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잿값이 급등해 타격이 크다.

“기계설비산업은 후공정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착공하고 2~3년 뒤 공사에 들어가 몇 년간의 원자잿값 인상분을 그대로 떠안아야 합니다. 이에 지역업체가 더 많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와 함께 대형 건설사를 방문하고 관계자를 만나는 등 판로 확보를 위한 세일즈에 힘쓰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또 기계설비 전문인력 양성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기계설비산업도 기존 기술자의 고령화와 신규 인력 유입 감소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어요. 특히 지역 대학마다 학과를 통·폐합하는 바람에 기계설비를 전문적으로 다룰 인력을 양성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지역 대학과 산학 협력을 통해 젊은 인재가 기계설비업으로 유입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0년 2월 11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45년간 기계설비산업에 종사했으며, 1999년 창업한 ㈜정진설비를 전국에서 알아주는 배관·냉난방 공사업체로 키워냈다.

“건설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업계가 힘겨운 버티기를 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술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협회는 코로나19로 1년간 중단했던 건설기술교육원을 활성화하며 신규 인력 양성에 앞장서는 등 회원사의 어려움 해소에 더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