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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규제 파고 온다…친환경·자율운항선으로 극복해야”

임기택 IMO 사무총장

  • 오상준 편집국장 letitbe@kookje.co.kr, 정옥재 기자
  •  |   입력 : 2022-08-31 19:39:20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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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은 창간 75주년을 맞아 ‘세계 해양 대통령’으로 불리는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과 특별인터뷰를 마련했다. 전화 통화와 e메일로 진행됐다. 부산 울산 경남이, 나아가 대한민국이 코로나19,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같은 ‘대전환’의 파고에 표류하지 않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려는 취지다.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이 영국 사우스햄튼에 있는 솔렌트대학교를 방문해 첨단 해상운송 시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IMO 제공
- 선박 온실가스 감축 더 고삐
- 현존선도 에너지 효율 높여야
-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 절실

- 자율운항선박 1~4단계 구분
- 등급 체계 고려한 협약 고려
- R&D 확대와 선원교육 절실
- 해양·IT 융합 땐 부가가치 ↑

- 글로벌 물류거점 도시 부산
- 엑스포 유치 대전환기 선도를

-우리가 사는 행성의 71%를 차지하는 곳이 바다이고 육지는 29%에 불과하다. 미래가 지구(地球)가 아니라 해구(海球)에 달렸다는 얘기가 나온다. 바다의 중요성에 관해 어떻게 인식을 전환해야 하나?

IMO 회의를 주재하는 임기택 사무총장.
▶전 세계는 신해양 시대를 맞았다. 2015년 9월 유엔에서 17개 지속가능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채택한 이후 14번 목표인 ‘해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 오션 서밋’(UN Oceans Summit)이 2017년 처음으로 열린 이후 3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특히 해양환경 보호, 해양자원 보존, 해양경제(Blue Economy) 활성화, 해양물류 혁신, 기후변화와 해양 연계성 등 다양한 주제와 과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공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BBNJ 협약’(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채택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 분야 ‘탄소 제로(넷 제로)’ 목표는 어떻게 제시돼 있나? IMO의 규범 제정과 연계해 설명해 달라.

▶기후변화 문제는 더는 거역할 수 없는 전 인류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2015년 12월 UN의 기후변화협정(UNFCCC) 채택은 인류사적으로 중요하다. 전 산업 분야,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문제에 관한 입장은 이 파리기후변화 협정 채택 전과 후로 큰 변화를 보인다. 신규 선박의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은 이미 10년 전부터 시행 중이다. 선박에 대한 IMO의 제1차 종합전략은 2018년 채택됐다. 2050년까지 국제해운의 총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최소 50% 감축, 기존 선박별로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70%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이후 중기정책으로는 미래 대체연료 적용, 개도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분석 및 지원방안 검토가 포함돼 있다.

해사 기후변화 정책은 선박 디자인, 엔진 기능, 미래 연료유 사용, 선박운항형태 혁신 등 다양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특히 선박의 자동화를 포함한 디지털정책이 함께 추진돼 선박 운항의 효율성과 안전도 향상 방안을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IMO에서 2050년까지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2008년에 비해 50% 줄이겠다는 선언은 업계 종사자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한 2050년까지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므로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같은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 사용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곧 시행 예정인 EEXI(Energy Efficiency eXisting ship Index, 현존선 에너지 효율 지수) 및 CII(Carbon Intensity Indicator, 탄소집약도 지수) 조치가 내년 초에 발효되면 2024년 초에는 첫 번째 인증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조치는 선박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장려하는 목표 기반의 규제다. 선주는 A부터 E까지 부여(A가 최고 등급)되는 선박 에너지 효율 등급을 받기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선박이 3년 연속 D 이하 등급을 받는 경우 C 이상 등급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담긴 시정 조치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선박 운항자는 에너지 효율을 계산하기 위해 이동 거리에 따른 선박 배출량을 확인해야 하고, 이를 위해 기상 정보 수집 및 기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에서는 최신 장비를 설치해야 하고, 이를 사용하는 선원은 해당 장비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훈련받아야 한다.

-자율운항선박이 조금씩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는 자율주행차량이 1~5레벨 수준으로 구분되는데 선박의 경우 언제 완전 무인화 레벨까지 개발돼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IMO는 해사산업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 자율운항선박의 발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관련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자율운항선박(MASS)과 관련된 국제협약을 분석하는 규정식별작업(RSE)을 끝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달리 선박은 ▷부분적 자동화 및 선원의 의사결정 지원 기능이 있는 선박(1등급) ▷선원이 승선하는 원격제어선박(2등급) ▷ 선원이 승선하지 않는 원격제어선박(3등급) ▷완전 자율운항선박(4등급)으로 자율등급 체계를 나눴다. IMO는 자율운항선박의 자율등급 체계를 고려해 목표 기반의 자율운항선박 협약인 ‘MASS Code’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4등급에 해당하는 선박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생각한다. 자율운항선박을 위한 국제 규정도 논의 중이다. 한국의 축적된 선박 건조기술을 활용해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연구와 투자를 적극 지원한다면 해운 효율성과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선박운항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해기사 및 직원 교육에 투자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환경을 만들어 대비해야 한다. 선박 자동화는 기후변화 전략과 맞물려 선원의 교육훈련에 특별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해상 내비게이션(e-내비게이션) 개발을 선도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 2011년부터 ECDIS(Electronic Chart Display and Information System, 전자해도표시시스템) 장착이 신규 선박에 의무화되고, 현존 선박에는 단계적으로 도입되면서 e-내비게이션은 해상운송 분야에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항해 장비의 관리 부담 감소, 해도의 자동 업데이트, 정기적인 항행 통보 등 디지털 기반의 항해는 이점이 많다. 선박의 연결성을 높임으로써 항해사는 다가오는 S-100 범용 수문 데이터 표준의 실시간 데이터 표준, 선상 승무원을 위한 최적화된 경로 계획 및 원격 지원 같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국제 해상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잘 짜인 해도 체계를 구축해 향후 모든 선박의 안전한 항해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한국이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다른 IMO 회원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같은 해양 강국은 해양산업, 수산업과 국가 주력 산업(한국의 경우 IT 반도체)을 어떻게 연결해 국부를 창출하나?

▶이들 북유럽 해양 강국의 해사 전략에서 나타나듯이 국제적 이슈가 해사산업, 수산업 등에 주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련 산업이 그 흐름에 맞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특히 국제 안전 및 환경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전통적으로 우위를 지닌 IT 산업을 접목해 선박기자재 산업을 성장시켜왔다. 최근 들어 친환경적 기술과 선박의 대체 연료 개발 등 소위 ‘그린 정책’을 필두로 관련자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 훈련, R&D 및 기술혁신, 국제규정 등 바뀐 국제환경에 맞춰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오늘날의 해양 강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부산의 강점은 뭔가?

▶부산은 대도시권과 해양을 아우르는 물류거점 도시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시작점이자 미주지역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거점으로서 글로벌 도시의 역동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 디지털 및 해양 분야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췄다. 지속 가능성, 디지털 성장 및 녹색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이 국제해양도시의 강점을 살려 대전환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게 부산의 발전 과정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 좋겠다.

-그 밖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신해양 시대를 맞아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 해양 경제) 관점에서 해양 분야가 IT, 제조업, 디지털 과학 등 다른 분야와 융합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리라 믿는다. IMO도 이런 흐름에 맞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 최근 문화산업 발전은 상상 이상으로 국가이미지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개발도상국이든 선진국이든 국제사회에 계속 도전하고 기여한다면 한국은 세계 최고의 모범 선도국이 될 것이다.


◆임기택 사무총장은

▷출생 : 1956년 경남 마산 출생 ▷학력 : 마산고,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스웨덴 세계해사대학원 졸업 ▷주요 경력 : 해운항만청 선박사무관,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홍보관리관, 주영국대사 해양수산관(공사참사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제9대 IMO 사무총장 취임(2016~2019년), IMO 사무총장 임기 연장(2023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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