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3억 원 이하인 비수도권의 저가 주택은 다주택자의 집중 매집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지방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전남 여수시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다주택자 7만8459명은 공시가격 3억 원 이하의 지방 저가주택 21만1389호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액은 33조6194억 원에 이르렀다. 연도별 건수는 2019년 5만773건(8조1195억 원), 2020년 6만6304건(11조5334억 원), 2021년 6만8904건(10조3404억 원), 올 상반기 2만5408건(3조6260억 원)이었다.

지방 저가주택을 2호 이상 구매한 다주택자들의 연령대별 매수 건수는 40대가 6만3931건(10조664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5만5601건(8조1393억 원), 60대 이상 44598건(6조3330억 원) 등의 순이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기자본이 부족하다고 예상되는 20대 이하의 구매 건수도 8882건(1조3531억 원)에 이르렀다. 대다수는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 간 다주택자들은 공시가격 3억 원 이하의 지방 저가주택 21만1389호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부산의 아파트단지로 특정 기사와는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정치권과 업계 등에서는 공시지가가 3억 원 이하인 지방 주택을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주택 수에 포함시키지 않고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폐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현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다주택자 세금 감면 정책은 결국 지방 저가주택을 투기세력의 먹잇감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며 “부자감세 일변도의 세제 정책을 철회하고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세심하게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