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들어설 초고층 건물에 1000세대가 넘는 유사 주거시설인 오피스텔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내년 상반기 ‘2030 세계박람회’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속전속결로 진행하면서 자칫 허울뿐인 랜드마크가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내년 1월까지 부산항 북항 랜드마크부지 11만3316㎡ 사업자를 공모한다. 계획대로라면 BPA는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한 우선협상대상자와 내년 2월께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해양수산부·부산시·BPA 등과 최종 토지매매계약을 맺게 된다. 필수도입시설은 ▷테마파크인 도심형 어트랙션 및 문화공간 등의 문화·관광시설 ▷국내외 기업 유치가 가능한 업무공간(신성장 업무시설)이다. 사업자는 문화·관광거점 조성과 박람회 개최를 고려한 시설도 넣을 수 있다.
공모 지침서에 높이 제한은 두지 않았으나 건폐율 40% 용적률 600%로 정해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단독주택·공동주택·공장과 창고·운수·위험물처리·동식물 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 단, 숙박·업무시설 중 오피스텔은 지상층 연면적 15% 내에서 도입할 수 있다. 최대 25%를 주상복합(주거) 시설로 채운다는 지난 3월 계획(국제신문 지난 3월 30일 자 1면 보도)보다는 다소 후퇴했지만 최대 1000세대에 달하는 유사 주거시설인 오피스텔이 랜드마크에 들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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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북항 조감도.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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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경우 1000세대가 넘어서면 대단지로 분류되는 만큼 랜드마크에 1000세대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면 ‘문화·관광시설’이라는 취지와 무관하게 주거지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레지던스 난립으로 이미 ‘주거단지’ 오명을 쓴 북항에 또 1000여 세대의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유사 주거시설 없이도 사업성을 확보할 방안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자 공모 공고 기간이 5개월로 짧다는 점도 문제다.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협의회 위원들은 “5개월은 사업자가 제대로 된 계획을 마련하기에 물리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라는 입장이다. 원희연 위원장은 “북항재개발은 100년을 내다보고 진행하는 사업인데, 사업자가 짧은 기간에 계획을 수립하면 고만고만한 구상밖에 나올 수 없다”며 “서둘러 진행하다 자칫 부산의 자랑이 아닌 흉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공고 기간을 늘려 랜드마크에 걸맞은 심사숙고한 계획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PA와 시는 ‘킬러 콘텐츠’를 마련해야 박람회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자 선정을 서두르고 있다. 시 김광회 도시균형발전실장은 “북항은 박람회를 치러야 하는 공간인데 노른자 땅인 랜드마크 부지를 그냥 비워둘 수 없다. 내년 3월 실사단이 방문하기 전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또 박람회를 치르려면 상주 근로자가 3000명은 될 것이다.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주거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