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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비즈니스 <34> 함양군 백운산협동조합

모교 되찾기로 시작…캠핑장·절임배추 인기, 농촌마을 모범사례로

  •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   입력 : 2022-08-21 19:12:4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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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4개 마을 주민 의기투합
- 폐교된 백운초등 매입해 사업
- 넓은 운동장·수려한 계곡 인접
- 캠핑장, 작년 7000만원 매출
- 절임배추도 1억8000만원 판매
- 화과원·상연대 체험코스도 추진

경남 함양군 백전면 대방마을에 있는 백운산협동조합은 4개 마을 주민이 설립한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캠핑장을 운영하고, 지역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농촌 지역의 일반적인 협동조합 모습이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태동과 출범, 이익의 사회적 환원, 미래 계획에 이르기까지 경영은 예사롭지 않다. 5년의 짧은 역사에도 조합은 침체한 농촌지역 사회적기업이 지향하는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경남 함양군 백전면 백운산협동조합 캠핑장을 찾은 관광객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함양군 제공
■모교 살리기로 시작된 협동조합

백운산협동조합은 함양군 백전면 소재지에서 4㎞ 정도 떨어진 대방마을 옛 백운초등학교 터에 있다. 폐교를 매입해 캠핑장 조합사무실 가공식품 제조장 농산물 판매대 등을 설치해 운영한다. 조합원은 모두 112명으로, 마을 주민은 물론 고향을 위해 출연한 학교 동문과 출향인이다.

함양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마을이 협동조합으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폐교된 모교를 되찾기 위한 4개 마을 주민이 의기투합해 만든 협동조합이 시작이었다. 옛 백운초등학교는 인근 운산·중기·대방·백운마을의 구심점이었다. 1946년 개교한 이 학교는 자녀 교육을 위해 학부모가 직접 나서 황무지를 개간하고 재산을 기부하고 쌀을 팔아 세운 학교였다. 그러나 학생 수가 줄면서 1996년 폐교됐다. 이후 방치됐던 학교가 외부인에게 팔릴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교 되찾기 운동’이 일었다.

4개 마을 주민은 이장단 5명씩 20명으로 구성된 백운산개발위를 조직해 학교 매각을 반대했다. 출향인과 졸업생에게도 모교 살리기 동참을 호소했다. 주민과 졸업생의 노력 끝에 협동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주민 서명을 받아 함양교육청으로부터 3년간 무상 임대를 받았다. 이후 학교를 매입함으로써 모교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모교를 지켜냈다. 하지만 산간벽지 협동조합이 이익과 함께 조합을 유지할 사업은 막막했다.

■우공이산의 첫걸음

백운산협동조합의 인기 제품인 절임 배추 작업이 한창이다.
조합 측은 9명의 이사진을 구성해 느려도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는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학교를 활용한 캠핑장 사업을 시작했다. 당장의 투자 부담이 적고, 백운산과 계곡이 수려한 입지적 조건, 넓은 운동장을 활용한 캠핑장은 단번에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었다. 텐트 사이트 방갈로 민박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시설에다 구수한 시골 인심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7000여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조합의 주력 상품인 절임 배추도 시작했다. 생산 첫해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장비와 생산체계를 갖추고 출향인을 통한 홍보가 더해지면서 지난 한 해 1억8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8월에 씨앗을 심어 100일 동안 키운 백운산 배추는 속이 차고 고소한 고랭지 배추라 김치가 1년이 지나도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가다.

절임 배추에 이은 또 하나의 특별한 사업은 수제 막걸리다. 주조 면허를 가진 김석조 초대 조합 이사장이 직접 술을 담근다. 자신은 정작 술 한 모금도 못 마시지만 지천에 버려지는 감을 활용한 감식초를 만들면서 ‘좋은 식초를 담기 전에 좋은 술이 돼야 한다’며 술도가를 차린 것이다. 맛과 향이 뛰어나 삼키기 아깝다는 ‘석탄주’ 인동초로 담근 ‘금은화주’ 등이 호평을 받는다.

경남 함양군 백운산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수제 막걸리. 백운산협동조합 제공
■함께 나누며, 미래를 꿈꾼다

조합은 출범 당시 마을을 위한 조직이 되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았다. 어르신을 위한 ‘사랑방 한글교실’을 운영하고 사회적 약자 360명에게 등산화를 지원했다. 올해는 함양군의 평생동아리 지원사업으로 ‘논두렁 인문학’도 진행한다. 지난달에는 4개 마을 주민 500명을 초청해 국수를 대접했다. 애초 목표했던 하루 한 끼 제공에는 못 미치지만 폭염기와 농번기에는 매주 금요일 식사를 제공한다.

백운산협동조합 전경. 조합은 폐교한 옛 백운초등학교 건물을 사들여 캠핑장과 농산물가공, 조합사무실로 활용한다.
더디지만 마을 발전을 위해 백운산협동조합은 새 사업도 추진한다. 한정된 노동력과 산간오지 여건상 조합의 경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 문화자산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캠핑장에서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화과원 유허지(경남도 기념물 제229호)와 상연대(신라시대 사찰)가 그 대상이다.

백운산 8부 능선에 있는 화과원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명인 백용성 선사(1864~1940)가 선농일치를 실천한 사찰이다. 선사는 이곳에서 독립군자금을 모아 중국 상해임시정부와 용정 독립군에게 전달했다. 화과원은 1953년 지리산 공비 토벌 작전 때 소실된 이후 일부 법당만 복원됐으며 요사채·법당·망루 터 등의 흔적만 남았다. 상연대는 통일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이 어머니의 기도처로 건립한 절이다.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이 보이는 뛰어난 풍광과 함께 영험한 수도 도량처로 명성이 높다. 조합 측은 역사적 의미가 깊은 유적지면서도 세인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곳을 ‘충과 효’의 체험 코스로 개발해 조합의 사업 확장은 물론 마을 부흥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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