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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뿐인 균형발전…수도권 빗장만 더 풀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2-08-16 20: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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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육성·공장 신증설 등
- 지역격차 확대 정책 쏟아져
- 지방소멸 막을 청사진 부재
- 긴축재정에 지역공약 ‘발목’
- 尹 ‘지방시대’ 헛구호 우려

17일로 출범 100일을 맞은 윤석열 정부가 그간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인력 양성 방안과 공장 신·증설 제한 완화 등을 추진했기 때문에 출범 이전부터 강조한 ‘지역균형발전’이 사실상 헛구호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100일이 새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을 설정·제시하는 기간이었다는 점에서 지역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구체적인 정책이 앞으로 줄줄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부산 대국민 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16일 경기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연합뉴스
16일 대통령실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 5월 3일 110개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6대 국정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 때문에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지역별 공약과는 별개로 수도권 집중을 막거나 적어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과거보다 더 많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윤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부터 줄곧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00일 사이에 추진 또는 발표된 주요 경제 정책 중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더 확대시키거나 ‘지방시대’ 구호를 무색케 하는 정책이 상당수 포함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수도권에 초점을 맞춘 반도체 정책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에는 경기 평택·용인 등의 반도체 클러스터 완성을 위해 세제·입지 규제를 완화하고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산업집적법 개정안에는 ▷수도권 자연보전권역(경기 가평·양평 등) 내 공장의 신·증설 제한 완화(1000㎡ 이내→2000㎡ 이내) ▷국내 복귀기업의 수도권 경제자유구역 내 공장 신·증설 허용이 명문화됐다. 이를 놓고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일부 지방의회와 시민단체들은 “윤석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을 추진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6월 ‘경제정책방향’에도 ▷유턴기업 투자금 지원 체계 개편(지역→업종)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축소) 등 비수도권에 불리한 정책이 다수 담겼다.

반면 ‘지방시대’ 관련 정책은 현재까지도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인수위 산하 지역균형발전특위가 지난 4월 발표한 ‘기회발전특구’(ODZ) 조성 계획은 얼개조차 나오지 않았고, 윤 대통령의 지역별 공약은 새 정부의 ‘긴축재정’ 방침으로 충분한 예산 확보가 녹록지 않아 정상·적기 추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 허문구 선임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안착 여부는 각 지역에서 추진 중인 균형발전 정책 과제가 얼마나 잘 작동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수도권 집중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정부는 비수도권 정책을 상시 점검·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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