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산강국으로 가는 길 <4> 어업경영 악화시키는 규제 줄여야

어업특성 다른데 서양규제 일률적 모방…어획능률 떨어져

  •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   입력 : 2022-08-16 19:56:03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고등어 등 단일 개체군 자원평가
- 한·중·일·러 자국별로 따로 관리
- 협력 없는 어획규제로 효과 미미

- 단일어종 소비하는 서양과 달리
- 생태친화적 다어종 어업인 우리
- 혼획금지 등 탁상행정 정책 많아
- 수산자원 증대에 악영향만 끼쳐

지금까지 연재를 통해 우리 바다에서 수산자원량이라는 것은 장기적으로 일정한 것이며, 개별 어종 어획고 변동은 대부분 기후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일부 국내외 수산학자들이 북서태평양 각 해역에서 특정 어종이 남획 또는 남획에 준하는 수준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북서태평양 전체에 걸쳐서 회유하는 어종을 대상으로 자기 나라 극히 일부 해역을 대상으로 수산자원을 평가한 것이어서 눈 감고 코끼리 만지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어민이 겨울철에 잡은 대구를 두 손으로 들어 보이고 있다. 국제신문 DB
■눈감고 코끼리 만지기 수산자원 평가

가령 고등어는 한·중·일·러 영해는 물론 대만 앞바다까지 회유하는 거대한 단일 개체군이지만, 한·중·일 모두 자국 영해에서 해역별로 나눠 자원을 평가해오고 있다. 국내 일부 연구자가 동해와 서해 고등어를 따로 구별해 자원평가를 하지만, 실은 같은 개체군이다. 따라서 20개국이 넘는 인접 국가끼리 공동으로 수산자원을 관리하는 유럽과는 달리 국제수산기구가 없는 동아시아에서는 적어도 한·중·일·러가 협력하지 않는다면 전체 고등어 개체군이 남획이 되고 있는지는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뿐더러 TAC(총허용어획량) 같은 개별 국가별 어업규제는 별 효과가 없는 전시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투입과 산출 규제

그럼에도 만약 특정 어종 자원량이 지나친 어획으로 장기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가 너무 명백해 수산자원 관리가 필요하다면 그 수단은 크게 투입(input)과 산출(output) 규제로 나눌 수 있다. 투입 규제는 그물로 잡기 이전에 어획노력량을, 산출 규제는 그물에 잡힌 뒤 어획량 등을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로 적정 어획량을 예측하기 힘든 경우에는 TAC와 같은 산출보다 망목 크기나 금어기, 보호구역과 같은 투입 규제가 효과적이며 관리 인력이나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지금 해양수산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어업 규제 대부분은 우리 어업 현실과 특성을 무시한 것이다. 우리나라 어업 특징은 바다에 나는 생물이라면 거의 모든 것을 잡고 먹는 다어종(多魚種) 어업이며, 전통적으로 큰 성어와 작은 미성어 모두 크기별로 골고루 소비하는 생태친화적인 수산업이다. 반면 서양에서는 단일 어종을 어획 대상으로 삼고, 큰 성어만을 선택적으로 잡아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 해양 생태계 균형과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오고 있다. 또 우리 바다는 뉴질랜드나 미국과는 달리 사방이 이웃 강대국에 둘러싸여 수산자원을 독자적으로 관리하기 힘들다. 이런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고 막연히 선진국에서 하니 좋은 것이라면서 일률적으로 모방하다 보니 어민을 힘들게 하고 어업 경영을 악화시키는 나쁜 규제가 되어버렸다.

■금어기

현행 수산법에는 산란기 동안 알밴 꽃게나 물고기를 특별히 보호해 못 잡게 하는 조항이 있는데, 일제 강점기부터 유래한 것이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국내 수산 전문가들도 알탕을 즐겨 먹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식습관 때문에 연근해 어족자원이 더 줄어든다고 말하곤 하지만, 생물학이나 인구학 원리에서 살펴보면 잘못된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 알밴 꽃게 유통 금지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 생태계 수치모형으로 시뮬레이션만 해봐도 산란기를 금어기로 하나, 비산란기를 금어기로 하나 한 개체군이 낳는 알 수는 같다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산란기 여부가 아닌 다른 사회경제적인 요인을 고려해서 금어기를 정하는 것이 더 낫다.

물론 여기에 예외도 있는데 산란기에 특정 연령대 물고기가 대구처럼 진해만과 같은 얕은 연안에 몰려오게 된다면 산란기 어획 금지는 어획 강도를 낮추는 역할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해양수산부에서 금어기를 정한 대상 어종을 보면 우리 주조업 구역은 산란장도 아닌 경우가 많다. 고등어가 대표적이다.

■금지체장과 혼획 금지

금지체장은 정해진 길이보다 작은 물고기를 잡지 못하게 해서 어린 개체를 보호하려는 규제이며, 어업인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종이나 작은 크기 수산생물이 잡히는 것을 부수어획(附隨漁獲) 또는 혼획(混獲)이라고 한다. 그물로 잡은 어획물은 배 위로 올려봐야 그 어종과 크기를 확인해볼 수 있는데, 마치 그물에 눈이라도 달린 양 특정 어종을 특정 크기보다 큰 개체만 골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규제는 현실에서는 준수하기 어렵다. 편법으로라도 이미 잡혀 죽은 어린 물고기나 혼획물을 바다에 버리거나 아예 조업하지 말라는 말이다.

크기에 관계없이 골고루 보호하거나 어획해야지, 무조건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자는 금지체장 관련 해양수산부 홍보 포스터는 생태학 원리에도 반하는 것이다. 작고 어린 물고기는 자연사망률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어획사망률이 미치는 영향이 작지만, 오히려 큰 물고기는 자연사망률이 낮아서 어획이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 그래도 굳이 어린 물고기만 보호하려면 망목 크기로 규제해야지, 금지체장은 별 효과도 없다.

어민들은 조사원이 아닌데도 배 위에서 측정자를 들고 고기를 잡으라는 발상 자체가 괴이하다. 서양처럼 적은 수의 큰 물고기를 잡는다면 수긍할 여지도 있지만 한 번에 수십만 마리씩 잡히는 물고기를 하나하나 어종을 판별하고 또 자로 길이를 재어 금지체장 이하면 바다에 버리는 것은 탁상행정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서양과는 달리 한국인은 그물에 잡힌 것은 어종과 크기와 관계없이 모두 잘 먹고 있는데도, 굳이 대상 어종이 아니고 금지체장보다 작다고 멸치 중층쌍끌이(권현망)에 잡혀 죽은 청어나 밴댕이를 바다에 투기하는 행위야말로 대부분 선진국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수산자원 증대에 별 효과도 없으면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애써 잡은 물고기를 굳이 바다에 버리라고 해 어획 능률을 떨어뜨리는 관행적이고 불필요한 어업 규제를 없애야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어업 경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 공동기획: 국제신문, 대형기선저인망수협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3. 3‘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4. 4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7. 7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8. 8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9. 9방호복·지뢰덧신 살펴보는 국회 국방위원들
  10. 10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9. 9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4. 4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9. 9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5. 5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6. 6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김해 아이돌봄 대기 5개월…부모 속타네
  9. 9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10. 10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4. 4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우리은행
부산을 K-팝 성지로
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바리스타 심사위원이 만든 스페셜티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