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별 사면으로 복권된 가운데 삼성그룹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서초사옥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8월 정례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의 복권 이후 첫 회의다.
이날 이찬희 준법위원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에 대해 “위원회도 지금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한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배구조 개선 과제의 진척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정도는 아니고, 좀 더 진행되면 말하겠다”고만 답했다.
올해 2월 출범한 2기 준법위는 3대 중심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 경영 실현’을 꼽고,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위원장은 출범 당시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하며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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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열린 고 이건희 회장 영결식을 마치고 장례식장으로 이동 하기 위해 버스로 향하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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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3개사는 2년 전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소유구조 개편, 승계방식 등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찾는 용역을 맡겼으나 아직 최종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17.97%)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보유하고 이 지분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식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의 사후 지분 상속을 받아 삼성생명 2대 주주(지분율 10.44%)로 올라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삼성생명법’으로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8.51%의 대부분을 팔아야 한다. 이 법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평가 방식을 시가로 명시, 총자산의 3% 이내로 보유하게 하는 게 핵심이다. 이달 12일 기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자치는 30조 원 이상이다. 삼성생명 총자산의 3%는 9조4500억 원으로, 이 외 20조 원 이상의 지분은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재계는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의 중간고리인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이 제한 받을 경우 이 부회장의 지배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승계 방식을 정하는 것도 향후 삼성가의 숙제다.
이 부회장은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포기 선언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이사회 중심 경영 구조를 확립, 이사회에 의한 최고경영자 선임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고 이건희 회장은 2003년 스웨덴 발렌베리가를 만나 경영 시스템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등 이 가문과 인연을 맺어왔다. 이 일을 계기로 삼성가의 차기 기업 지배 모델은 발렌베리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발렌베리 가문은 5대째 세습을 잇는 중이지만,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르고 있다. 전문 경영인이 자회사 경영권을 맡고 지주사인 인베스터가 자회사를 지배하는 식이다. 지주사는 발렌베리 재단이 지배한다.
삼성 내 의사결정을 통합할 기술적 조직도 시급하다. 삼성은 2017년 2월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의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