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시설자금 용도로 거액을 대출받은 뒤 그 돈으로 서울의 고가 단독주택을 사들이는 등 위법행위로 의심되는 부동산 거레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11일 국토교통부는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등 올 1분기 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는 등 특이동향이 포착된 5곳에서 일어난 부동산 거래 3822건을 집중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 거래로 분류된 420건 가운데 투기 의심으로 여겨지는 106건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지역은 창원을 비롯해 서울 강남구, 인천 부평구, 강원 강릉시, 전북 남원시 등 5곳이다.

적발 사례는 주택가격을 높이거나 낮춰 신고해 거래신고법을 위반한 경우가 72건으로 가장 많았다. 탈세 의심 사례로 국세청에 통보된 사례는 42건, 불법 전매는 2건이었다.

위반 행위는 유형별로 다양했다. 서울에서는 제2금융권에서 기업시설자금 용도로 25억2000만 원을 대출받은 한 법인대표가 강남구에 있는 단독주택을 36억 원에 매입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금감원은 대출 분석·조사를 통해 유용 혐의가 확인되면 대출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인천 부평에서는 실거래가가 1억5000만 원인 다세대주택을 1억2500만 원으로 신고한 이가 적발됐다.

국토교통부가 전국에서 부동산 투기 의심 사례 106건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단지. 국제신문DB

이밖에 국토부 조사에서는 아파트를 2억5000만 원에 매수했지만 거래대금 전액을 어머니가 지급하거나 29억4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때 6억 원을 부친에게 차용했다고 신고한 경우 등이 편법증여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벌여 탈세 혐의가 확정되면 미납세금을 추징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분기별로 주택 거래내역을 분석한 뒤 특이동향이 나타난 지역에 대해서는 집중 조사를 실시한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시장 질서 확립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불법 부동산 거래행위를 엄중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