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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공동어시장 가다 <상> 갈매기도 비린내도 없었다

日 자동선별(시간당 최대 120t·5000상자)·경매 일사천리…“어획물 선도, 현대화 인상적”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2-08-08 19:52:42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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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공동어시장 박극제 대표 등
- 일본 최대 마츠우라 어시장 방문

- 살균해수로 청소, 외부유입 차단
- 25명이 고등어 크기별 분류작업
- 부산 성어기 1000명 필요 대비

부산공동어시장은 국내 최대 수산물 위판장이지만 생선의 선도 유지와 함께 위생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바닥 경매’와 ‘나무상자’ 등으로 대표되는 시설 노후화 탓이었다. 자동선별기 도입 등 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인 공동어시장 측은 30년 전부터 현대화를 진행해 이제는 고도화로 넘어가고 있는 일본 어시장을 찾아 현대화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지난 3일 일본 나가사키현 마츠우라 어시장에서 선별기를 이용한 고등어 분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자는 선별기가 미처 거르지 못한 잡어나 특별히 상품성이 좋은 고등어를 골라 플라스틱 상자에 담는 작업을 한다. 권용휘 기자
■비린내·갈매기 없는 첨단 어시장

지난 3일 방문한 일본 나가사키현 마츠우라 어시장은 선망어선의 입항 및 양륙작업과 고등어 선별작업이 한창이었다. 코를 찌르는 비린내도 없었고, 먹이를 찾아 배회하는 갈매기도 없었다. 부산 공동어시장과는 천양지차였다.

이곳은 연면적 1만2060㎡,규모 7770t에 달하는 저장시설을 갖춘 일본 최대 산지 위판장이다. 시간당 최대 선별 능력은 120t(공동어시장 기준 5000상자)이지만 혼획이 많을 때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최대 성어기 때 공동어시장에 1만 상자가 들어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4, 5시간이면 선별 작업을 마칠 수 있다.

이 시설을 운영하는 서일본수산시장유한회사는 1979년 문을 열면서 유럽에서 자동선별기를 도입하는 등 자동화를 시작했고, 2017~2019년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자국에서 제작한 최신 선별기를 설치하는 한편 규격화된 플라스틱상자와 자동화 제빙·보관·포장시설을 도입했다. 생선이 바닥에 떨어지는 일은 없고, 청소 역시 공동어시장처럼 바닷물이 아닌 자외선 살균 해수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컸다.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은 선도가 저하될 경우 비린내가 심하다. 이곳은 선도 유지를 위해 상온 노출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서일본수산시장유한회사 모기업 격인 일본원양선망어업협동조합의 요시다 아카티타 부장은 “부산 공동어시장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해수가 깨끗하지 않은데도 내부를 청소하는 것을 봤다. 특히 수산물이 바닥에 닿을 경우 선도가 저하될 뿐만 아니라 시장 내부에 비린내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선별기 벨트 위에 올려진 고등어는 다섯 곳에서 크기별로 나눠 규격화된 플라스틱상자에 담겼고, 사료용도 살균 처리한 해수와 얼음이 담긴 500㎏들이 플라스틱 통에 담겼다. 일본원양선망어업협동조합의 수에노부 후치구치 전무는 “이렇게 해야 고등어의 선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눈과 같은 샤베트 얼음을 활용해야 물고기에 상처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별 작업에 참여한 인력은 25명 정도였다. 공동어시장은 수작업으로 어획물을 선별해야 해 성어기 때 최대 1000명이 필요하지만 인력 수급 문제로 600~700명 일하고 있다.

3시간에 걸친 선별작업 후 지게차 운전자들은 고등어가 담긴 플라스틱상자를 경매장으로 옮겼다. 상자가 쌓이자 중도매인들이 경매를 시작했고, 경매 후 근처에 있는 포장공장으로 옮겼다. 일본 최초로 위생시설이 완비된 출하시설인 ‘오사카나돔’이다. 포장 기계 4대에서 고등어가 스티로폼상자에 자동으로 담겨 포장됐다. 중도매인은 어획물을 원하는 크기와 수량으로 분류해 재포장한 후 차에 실어 주문받은 곳으로 보냈다. 선도와 위생이 확보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마츠우라 어시장 전경.
■인력 문제로 시작한 현대화

외부 유입을 완전히 차단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공동어시장과 달리 갈매기는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보통 산지 어시장에는 다양한 조류들이 오가고 조류의 분변 등은 수산물의 위생을 저해한다. 이 때문에 이 어시장은 외부 유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노동자도 외부로 나갔다 들어올 때는 장화를 갈아 신고 소독 작업을 한 후 손을 씻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본 중앙정부는 어시장 위생관리 고도화 정책, 즉 현대화사업을 진행하며 조성 비용의 3분의 2를 지원하고, 운영을 맡은 주식회사나 법인이 나머지 비용을 부담하게 했다. 현대화사업의 경우,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일부 시설을 개선하는 재정비와 완전히 재건축하는 형태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현대화 사업은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확보 문제 해결 및 어획물의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자동선별기를 도입해 작업 시간을 줄이면 선도 유지에 유리해 고가에 판매할 수 있다. 신속하고 위생적으로 처리되는 고등어는 횟감으로 판매될 만큼 선도를 유지해 납품되고 있었다. 일부 중도매인은 낙찰받은 생선을 인근 어시장으로 옮겨 다시 선별기에서 더 세밀하게 분류·재포장해 부가가치를 높였다.

현장을 찾은 공동어시장 관계자들은 현대화사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남구기선저인망수협 전갑출 조합장은 “3년 만에 어시장 재현대화 사업을 끝냈고, 많은 어획물이 들어와도 적체가 되지 않고 운영이 효율화되고 현대화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부산공동어시장 박극제 대표이사는 “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도 일본처럼 인력 수급 문제 때문에 시작했지만, 선도나 위생 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일본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더 앞서가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나가사키=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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