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가맹점·주문건수 주춤

- "선택 폭 좁고 메리트 부족"

- 소비자, 앱 이용 불편 호소

민간 배달 앱의 과도한 수수료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부산시 공공 배달 앱 동백통이 출시 6개월을 지났지만 한계에 부딪혀 활성화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동백통 신규 가맹점 수는 265곳으로 지난 2월(1753개)과 비교해 84% 감소했다. 출시일인 지난 1월 19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누적된 가맹점은 6623곳이다. 주문 건수 증가세도 주춤하다. 지난 2월 6898건이던 주문 수는 3월 1만1809건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이후부터 이달까지 월별 주문은 최대 1만3376건 대에서 머물렀다. 누적 주문은 7만2138건이다.

동백통은 가맹점 입점·중개·홍보 수수료 등을 없애 소상공인 판로 개척을 돕는다는 취지로 지난 1월 19일 출시됐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활성화가 느린 원인으로는 소상공인과 달리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점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백통의 장점은 10%의 동백전 캐시백을 받는 것에 있었다. 하지만 민간 앱을 이용해도 대면 결제하면 동백전을 이용할 수 있어 이 때는 유리하지 않다.

상품 가격 역시 민간 앱과 차이가 없다. 가맹점 10곳의 가격을 비교해보니 8곳은 동백통과 민간 앱과 가격이 같았고 2곳은 쿠폰을 사용할 때 민간 앱이 더 저렴했다. 상품 가격이 2만 원이고 별도의 배달 대행 플랫폼에 내야 하는 배달료(5000~6000원)가 같다고 가정할 때 민간 앱을 이용하면 소상공인은 중개수수료 6.8~12.5%(1300~2500원)와 결제 수수료 3%(600원) 등을 내야 한다. 동백통을 이용하면 이런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수익이 증가하지만 증가분의 일부가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민간 앱이 아닌 동백통 사용 시 소비자가 볼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5% 캐시백 제공이다. 민간 앱과 비교해 사용 편의성이 떨어지고 홍보가 덜 돼 이마저 빛을 보지 못한다. 동백통을 써본 A(35) 씨는 “민간 앱보다 가격이 더 싼 줄 알고 들어갔는데 아니었다. 그나마 5% 캐시백 때문에 이용하려 했는데 가맹점 선택의 폭이 좁고 주문 후 시간이 지나 취소되는 등 불편해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백통 앱 사용 리뷰에는 불편함을 토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찾는 소비자가 적으면 입점 가맹점 수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B 씨는 “취지가 좋아서 이용했는데 들어오는 주문이 한두 건밖에 되지 않아 고민이다. 고객들이 대부분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할인쿠폰도 빛을 보지 못했다. 연제구는 지난 6월 가맹점 이용 시 1000원 할인 해주는 쿠폰을 제공해 이용률 제고를 시도했으나 주문은 전월에 비해 75건 늘었다. 전체 주문 1412건 중 쿠폰 사용은 363건에 그쳤다.

위탁 운영기관인 부산경제진흥원 관계자는 “절감된 수수료의 일정 부분이 소비자에게도 돌아가면 좋겠지만 가맹점에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며 “최근 배달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동백통의 매출은 그나마 유지되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