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제공

내년부터 부산 동·서·영도구를 비롯한 ‘인구감소지역’이나 경남 창원 진해구 등 ‘산업위기특별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은 비수도권 다른 지역으로 옮길 때보다 세액감면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된다. 낙후도가 높은 지역을 시급히 활성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가 기업 유치를 위해 보다 많은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21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새 정부 첫 세제개편안은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기준)와 조세 원칙에 따라 이전 정부의 과세 체계를 일제히 정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동안 세제가 규제 목적의 정책 수단으로 과도하게 활용돼 왔다”며 “이로 인해 조세 원칙이 훼손되고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우선 정부는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의 적용 기한을 2025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공장·법인에 대해 이전 이후 5년(지방 광역시 및 중규모 도시 이전 기준) 동안은 매년 법인세 전액(100%)을, 그 다음 2년간은 매년 50%를 감면해주는 것이다. 당초 올해 말 일몰이 예정돼 있었지만 균형발전 촉진을 위해 3년 더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비수도권 중에서도 낙후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과세특례 제도의 혜택 기간을 ‘5+2년’에서 ‘7+3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은 ▷인구감소지역(부산 동구·서구·영도구 등 총 89곳) ▷성장촉진지역(경남 밀양·고성·의령·합천 등 총 70곳) ▷고용·산업위기특별지역(울산 동구·경남 거제·통영·고성·창원 진해구 등)이다. 내년 1월 1일 이후 이전하는 기업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5개로 각각 운영되는 고용증대 세액공제 제도를 ‘통합고용세액공제’ 하나로 통합하고 세액공제액도 늘리기로 했다. 고용증대 세액공제 제도는 근로자(상시·청년·장애인·60세 이상·경력단절여성 등)를 1명 늘린 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는 것이다. 이번 제도 통합에 따라 지방 소재 중소기업이 청년 정규직을 1명 채용하면 1550만 원을 공제받게 된다. 지금까지 공제액은 1200만 원이었다. 통합고용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청년의 범위도 현재 15~29세에서 15~34세로 확대된다. 다만 수도권 중소기업도 혜택(1100만 원→1450만 원)이 같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청년 인구가 몰리는 서울·경기·인천 소재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