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보다 길이가 배가량 긴 열차가 부산신항역에서 시험운행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는 향후 철도 수송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장대화물열차’를 19일 경부선 오봉역~부산신항역(402.3㎞)에 투입해 지속가능성 여부를 살핀다고 18일 밝혔다. 이 장대화물열차의 길이는 777ｍ이며 50량 규모로 구성된다. 19일 오전 4시 30분 오봉역을 출발해 김천역과 동대구역을 거쳐 부산신항역에 도착한다. 앞서 국토부는 이 열차를 부산신항~진례(21.3km), 부산신항~가천(98.1km)에서 운행하며 안전성을 사전점검한 바 있다.

이번 시범운행은 철도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출발지~도착지 간 단일 수단이라는 구조적 특성과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철도물류 육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단기간 내에 철로 증설 등이 이뤄질 수 없다면 열차의 길이를 늘려 문제점을 해결하자는 취지다. 국토부는 시험운행 결과를 바탕으로 경부선에 장대화물열차 대피선로(여객열차와 화물열차 동시 운행 때 여객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한 우회선로) 확충을 검토하는 등 상용화를 뒷받침하는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철도의 가격 경쟁력을 도로 수송 때 보다 높이기 위해 예산당국과 협의를 거쳐 도로-철도 운임차액의 전부를 보조하는 방안도 강구한다. 또 컨테이너와 트럭을 한 번에 열차에 싣는 기술 개발과 냉각장치가 결합된 열차 전용 컨테이너 확보 등 수도권과 부산권 간선물류를 철도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책도 수립하기로 했다.

KTX - 화물열차 길이 비교

2017년 부산신항역에서 시범운행됐던 1.2km 길이의 장대화물열차. 국제신문DB

국토부는 철도물류의 역할 강화를 위해 지난 2017년에도 길이 1.2km의 80량 장대화물열차를 부산신항역~진례역 구간에서 시험 운행한 바 있다. 그러나 1㎞가 넘는 길이의 열차를 운영할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국토부는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현재보다 높은 수송력을 지니면서 우리나라 철도여건에 부합하는 50량 장대열차를 실제 영업과 가장 유사한 조건에서 시험하기로 했다. 강희업 국토부 철도국장은 “이번 시험운행은 지속가능한 철도물류 육성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물류망 다변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