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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항축제 수준 높이자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2-07-07 19:58:16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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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 3일 ‘부산항만’을 주제로 한 부산항축제가 2년 만에 정상 개최됐다. 오랜만에 돌아온 축제는 뭔가 달라졌을 줄로 기대했지만 2019년 행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개막식에 선보인 컨테이너를 활용한 무대와 미디어파사드, 불꽃축제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식상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2017년 이런 무대를 선보였을 때야 신선해 보였겠지만, 이후 재탕에 재탕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지난 2년간의 물류대란 여파로 컨테이너가 금값인 이 시기에 무대에 쓰인 컨테이너는 무려 72개. 무지막지하게 공간을 채워 또 다른 직육면체 사각형으로 낭비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컨테이너는 어디든 찾아갈 수 있고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수 있는 블록과도 같은 변화무쌍한 존재다. 임시숙소 캠핑장 무대 전시공간 로봇 등 많은 것이 가능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신선함을 느낄 수 없었다

멋대가리 없어 보이지만, 이 직육면체에는 다양한 부산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선 규격화돼 있다는 특성에 무역에 드는 운송비와 시간을 절감할 수 있었다. 덕분에 부품을 수입해 완성품을 수출하는 우리나라는 최대 수혜국이 돼 무역강국으로 발돋움했다. 1974년 컨테이너 부두가 생긴 지 20년 만에 세계 5위 컨테이너항으로 급부상하기까지는 부산항이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픈 역사도 많다. 부산항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의 군수물자 거점으로 활용되며 수많은 사람이 전쟁터로 끌려간 부두였고, 베트남전 때는 전쟁터로 떠날 한국군과 보급품의 집결지였다. 한국전쟁 때는 연합군의 관문기지로 활용됐다. 부산항 축제에 이런 역사를 담아낼 수는 없었을까.

부산항축제에서 컨테이너는 춤추고 노래하는 무대로만, 부산항은 먹고 마시는 공간으로만 활용된 것 같다. 축제를 기획하는 측에서는 부산항의 역사나 세계 7위인 컨테이너 항만에 관한 이해가 부족해 보였고, 예산을 지원하는 해양수산부·부산시·부산항만공사 등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맘때 치르는 또 하나의 이벤트라는 생각에 치열한 고민이 엿보이지 않았다.

축제는 먹고 마시는 잔치판이 아니라 시각예술과 공연예술이 어우러진 문화 콘텐츠다. 놀이판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배를 띄워 부산 앞바다를 보여주는 구성으로 감동이 있을 리 만무하다.

부산항은 현재 진행 중인 북항 재개발 사업을 통해 수년 안에 문화와 기술이 융합한 세계에서 손꼽는 미항으로 탈바꿈한다. 또 진해신항이 개발되면 세계 최첨단 항만을 갖추게 된다. 부산에 2030세계박람회가 열리면 그 위상이 어떻게 변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부산항축제에 들어가는 예산은 9억 원. 인프라와 예산 부족을 핑계로 북항에 이런저런 시설이 들어서기만을 기다리며 특징 없는 축제로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부산항축제가 세계적인 항만에 걸맞은 해양문화 자산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권용휘 해양수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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