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제 9주·해운대 4주째 떨어져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 연속 하락하면서 굳건했던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2% 하락했다. 특히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20일(-0.01%)과 27일(-0.02%)에 이어 3주 연속 하락했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가 연속해서 하락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20년 3월 9일(-0.02%)부터 6월 1일(-0.01%)까지 4개월 넘게 아파트 매매가가 연속 하락했으나 이후에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아파트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던 지역이 하락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연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달 9일부터 9주 연속 하락했고 수영구도 지난달 23일부터 7주, 해운대구도 지난달 13일부터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심상치 않다. 부산지역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4월 0.08%에서 지난 5월 0%를 기록하며 상승에서 보합으로 전환됐다.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보합을 기록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이처럼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소폭이지만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전국적인 하락세에 부산도 합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월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나 부산은 소폭이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버티기’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늘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고, 반면 세금 부담 등을 이유로 집을 처분하려는 이는 늘어 가격을 낮춰서라도 거래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부산의 아파트 매물은 4만3249건으로, 지난달 7일(4만302건)보다 2947건 늘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집을 사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1년간 유예해 매도하는 사람의 부담은 줄여줬으나 대출 이자 상승으로 사려는 사람의 부담은 커졌기에 가격을 낮춘 급매가 아니고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직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락 정도는 아니지만 당분간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