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3월 전국 4인 가족의 월평균 식비가 100만 원을 넘어서며 1년 전보다 10% 가까이 급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먹거리 가격이 급등한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식 수요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3월 국내 4인 가구가 지출한 식비(식료품+식대)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97만2286원)보다 9.7% 늘어난 액수다.

항목별로 보면 가계에서 장을 볼 때 지출하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구입비는 58만773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3% 증가했다. 식당 등에서 외식비로 지출하는 식대는 17.0% 급증한 48만6129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식비가 급증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주요국 수출 제한 조치 등의 여파로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전국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1% 급등하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8%)보다 월등히 높았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재료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식 수요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가계 살림살이는 1분기보다 2분기 들어 더 팍팍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5.4%에 달하며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외식 물가는 7.4% 급등하며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식량 가격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큰 만큼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