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와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8일 유럽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아무리 생각해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ASML과 반도체연구소에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그런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출장 성과를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장비 확보와 인수·합병(M&A) 관련된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번 출장 기간 이 부회장의 동선을 보면 반도체와 기술에 관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지난 7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헝가리와 독일. 네덜란드와 벨기에, 프랑스 등을 방문해 반도체 장비 업체 등 전략적 파트너들을 만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것이다. ASML은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등 반도체 경쟁사들과 도입 경쟁을 펼치는 차세대 EUV 노광장비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 설비를 직접 확인했다. 올해 초 인텔은 TSMC, 삼성전자보다 먼저 이 장비 도입 계약을 맺었다. TSMC도 최근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도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부 회장은 2020년 10월 재판을 앞두고도 ASML을 방문했다. 그가 ASML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에 이어 벨기에 루벤을 방문해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imec는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이후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을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