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후속 논의’ 극적 타협
- 野 “일몰제 폐지” 與 “연장 가능”
- 의견차 속 원 구성 지연도 변수
- 국토부 차관 “완성형 제도 아냐”
- 노조 주장 수용 어렵다는 견해
- 대안 불발 땐 파업 재개 가능성
- 산업계 피해 보상 문제도 숙제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파업 돌입 8일 만인 지난 14일 철회를 결정했다. 산업 현장에서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사태 장기화 우려가 높았지만 정부와 노조가 ‘안전운임제 연장·후속 논의’라는 전제 아래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이로써 각계가 걱정했던 ‘물류대란’의 위기는 일단 넘기게 됐다.
 |
|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전품목 확대를 위한 법제화 추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
그러나 15일 일각에서는 사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이 같은 혼란이 재발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번 사태의 핵심이었던 ‘안전운임제 연장 시행’만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토교통부는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는 즉시 안전운임제 시행 성과를 보고하고 관련 입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노조와 합의했다. 또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국한된 안전운임 대상을 전 품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계속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0년부터 시행된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3년 일몰제여서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었다.
업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입법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본다. 여야의 견해 차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영구 법제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기간 연장은 충분히 받아들 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화물연대의 요구였던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여야 간 원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야는 현재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상임위가 구성되지 않으면 안전운임제와 관련한 입법은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이 사안은 안전운임제가 일정 기간 연장이 되더라도 향후에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올 여지가 많다. 현재 노조는 일몰제 완전 폐지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반면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은 이날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런 제도를 채택한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 같으며 완성형 제도가 아니다”고 언급, 노조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던 안전운임제에 대해 노조와 정부가 완전히 수긍할 수 있는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파업이 재발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파업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들이 보상 문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파업 기간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의 품목에서 생산·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피해가 발생했다. 시멘트 출하가 지연되면서 레미콘 공장의 90% 이상이 가동을 중단했고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도 멈추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항 반출입량이 줄면서 물류 병목 현상을 겪었으며, 업계에서는 부산항 운영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피해액(7~12일)만 1조6000억 원이 넘는다.
이 같은 손실액을 정부가 보상해줄 수 없다면 업체로서는 노조를 상대로 손배소를 제기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파업을 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업체에 돌아오기 때문에 정부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 차관은 “앞으로 화물연대, 화주단체 등의 의견을 모으는 회의체를 운영하는 한편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나 보상 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