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획량 급감·인력난·고유가 겹쳐
- 황금어장 시범조업 등 대책 필요
“수산업계는 인력난에 더해 고유가 문제까지 덮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어장 규제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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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훈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이 연근해 어업의 현실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지난 1월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에 당선된 임정훈(61) 임수수산 대표는 수산고 졸업 후 실습항해사로 시작해 바다를 떠난 적이 없는 ‘바다 사나이’다. 젊은 시절 원양어선을 잠시 타긴 했지만, 1970·80년대 당시 선배들의 ‘우리나라 연근해 쪽이 벌이가 훨씬 더 낫다’는 조언을 받아들인 이후 우리나라 앞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그는 “일이 더 힘들었지만 3년 동안 가족과 떨어질 일도 없고 벌이가 훨씬 좋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어획량이 계속 줄었다. 각종 불합리한 규제라도 풀어야 우리나라 연근해 어업이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저인망어업은 날개가 달린 자루 모양의 그물을 해저에 닿도록 해 끌줄을 오므리거나 해저를 끌어 물고기를 잡는 어법을 말한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에는 대형외끌이·대형쌍끌이·대형트롤어업 선주 111명이 가입해 있다.
조합의 최대 현안은 황금어장인 한일공동수역 중 동경 133~135도에서의 조업이다. 이 구간은 공동수역이지만 사실상 일본만 조업하고 있다. 일본 오키제도 연근해에 있어 일본 중소형 어선 조업이 가능하다. 망망대해라 냉동시설도 구비하지 못한 동해 어민의 작은 배로는 조업이 불가능하다. 대형어선이 나가야 조업할 수 있지만 ‘동경 128도 이동조업 규정’에 걸려 엄두도 못 낸다.
임 조합장은 “대형트롤은 해양수산부령인 ‘어업의 허가 및 신고 등에 관한 규칙’, 대형기선저인망어선은 대통령령인 ‘수산업법 시행령’ 때문에 묶여 있다”며 “대화퇴어장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복어 갑오징어 등 고급어종이 많은 황금어장으로 통한다. 하지만 조업을 나가지 못하니 우리 어업인에게 ‘전설의 어장’으로만 남았다. 시범조업이라도 나갈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규제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서해 쪽으로는 대형기선저인망 금지구역선과 대형트롤 금지구역선이 설정돼 중국 선망과 유망 어선만 조업 중이다. 그는 “중국 어선은 우리나라 서해와 북위 35도 이북 수역 중 영해선 외측 5해리 수역까지 들어와 조업하고 있는데 우리 어선은 정부 규제에 막혀 바라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조합장은 이 같은 조업 금지구역 설정이 50년 이상 낡은 규제를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르웨이 등 어업 선진국은 쿼터만 할당해주고 조업 구역이나 시기는 따로 제한하지 않는다. 어업인은 할당받은 수산물의 질이 가장 좋을 때와 구역을 정해 조업할 수 있다”며 “우리 어업인은 할당량에 어업시기·구역까지 삼중 규제를 받는다. 이렇게 되면 기름값이라도 건지려고 최상이 아닌 수산물을 잡을 수밖에 없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어장까지 제한하면 출어를 포기하거나 성어기 서너 달만 조업할 수밖에 없어 어업을 계속하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임 조합장은 지난 1월 정연송 전 조합장이 사임하면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푸는 데 앞장서겠다’고 출마해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