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가 도시 및 농어촌 지역에 방치되어 있는 빈집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위해 머리를 맞댄다.

13일 세 부처는 ‘빈집 관리체계 개편을 위한 제도 개선 연구’ 용역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업 수행기간은 착수일로부터 9개 월이며 예산은 1억 원이다. 용역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전규격공고와 입찰공고 후 제안서 평가 심의 등을 거친 뒤 오는 8월 용역을 시작한다. 주요 과업은 빈집의 범위 재정립, 광역·기초지자체·빈집 소유자 등의 역할과 책임 규정, 관리 계획수립체계 개선, 정비사업 발굴 등이다. 앞서 지난 4월 세 부처는 ‘빈집 조사체계 일원화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농어촌 및 도시지역 빈집을 다루는 법령이 이원화되어 있어 체계적인 국가 정책 수립 및 지자체 실태조사·정비계획 수립에 혼선이 있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빈집의 판정 기준도 각각 달라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현재 빈집 관련 법령은 농어촌지역의 경우 ‘농어촌정비법’이, 도시지역에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적용된다.

앞으로 세 부처는 지자체, 연구기관,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면서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또 소규모주택정비법 및 농어촌정비법상 빈집 관련 조문을 분리 및 통합하는 한편 본 용역에서 제기된 제도 개선사항을 반영해 ‘통합 빈집법’(가칭)을 제정한다.

경남 통영의 한 어촌 빈집. MBC TV ‘라미란의 빈집살래2’ 화면에서 따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4개 시·군·구에 분포하는 어촌에는 4만4000여 채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남에는 9621채가 아무도 살지 않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더 우려되는 것은 어가 인구 감소로 갈수록 어촌 내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어가 인구는 2020년을 기점으로 1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각 부처 간 기준이 다른 데다 정확한 실태 파악과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빈집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해수부는 세 부처가 힘을 합쳐 빈집 관리체계를 개선하면 어촌 정주여건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경 해수부 어촌어항재생과장은 “이번 용역은 어촌지역 빈집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