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평소보다 적은 비가 내리면서 노지 밭작물인 양파와 감자 등의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비축물량 방출에 나서고 있으나 장바구니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올 1~5월 전국 누적 강수량은 160.7㎜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310㎜)의 52% 수준이다. 특히 5월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간 전국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평년(104.2㎜)의 5.6% 수준인 5.8㎜에 그쳤다. 지난달 말 기준 저수지의 저수율 역시 평년의 91% 수준인 58.8%에 머물렀다.

강수량 부족은 곧바로 노지 밭작물을 비롯한 채소 작황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4~5월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크게 적은 데다 일교차도 커 양파 및 마늘의 작황이 작년보다 부진, 단위당 수확량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물가 정보를 보면 지난 2일 기준 양파 15㎏의 도매가격은 1만7840원으로 1년 전(9075원)에 비해 96.6% 올랐다. 한 달 전(1만2946원)보다는 37.6% 상승했다. 감자의 20㎏ 도매가격도 3만8120원으로 1년 전(2만4284원)에 비해 57% 뛰었다.

올해 들어 강수량이 급감하면서 양파와 감자 등 노지 밭작물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양파 수확 모습. 국제신문DB

농식품부는 현재 감자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초부터 도매 시장을 통해 국산·수입산 비축 감자를 공급 중이다. 이와 함께 가공용 감자 1만2810t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관세율을 0%로 낮추는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이달 중순까지도 많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노지 밭작물의 수급 불안정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에는 각종 채소의 가격 폭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4일 김인중 차관 주재로 각 시·도,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진흥청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뭄대책 추진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아울러 현장의 가뭄 상황을 면밀하게 살핀 뒤 농작물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는 한편 수급 안정에 지장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