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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원대 코인이 1원으로…'김치코인' 루나·테라 대폭락 왜

스테이블 코인이 실물자산 담보로 하는 알고리즘

테라 시세 떨어지며 자매 코인 루나 급락 악순환

코인 발행 권도형 대표 한때 '한국판 머스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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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화코인)인 테라USD(이하 테라) 가격이 며칠 새 99% 급락하며 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발생사는 이들 코인의 거래를 하루 동안 두 차례 중단시켰고, 국내외 거래소들은 잇달아 루나의 상장 폐지를 선언하거나 폐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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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원대 코인이 1원으로 폭락

13일 루나와 테라 코인을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는 트위터에 “(블록체인상 거래의 확인 책임을 지는) ‘테라 검증인’들이 코인을 원상태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테라폼랩스는 이날 루나와 테라가 거래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며 시스템 가동을 중단했다가 일시 재개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설명에 따르면 테라폼랩스는 UST·루나 폭락을 멈추기 위해 15억 달러(약 1조9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이에 시스템 중단을 하나의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루나는 지난달 가상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들었고 테라는 한때 시총 규모 180억 달러(약 23조2000억 원)로 스테이블 코인 중 3위까지 오른 대장주 격 비트코인이었다. 하지만 가상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테라는 이날 한때 ‘정상 가격’인 1달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센트까지 폭락했다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10센트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BTC마켓(비트코인으로 가상화폐 거래)에서 1루나 가격은 0.00000003BTC(약 1원)으로, 지난 6일 0.0021BTC(약 8만4000원)에서 99.999% 이상 추락, 사실상 가치가 ‘0’으로 변했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국내외에서 10만 원대에 거래되던 루나는 지난 6일즈음부터 떨어지다 9~10일 이같이 폭락했다. 루나의 가격 변동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루나를 상장 폐지했다.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도 지난 10일부터 잇달아 입출금을 중단했다. 거래소들은 루나의 상장 폐지를 이미 결정했거나 논의 중이다.

가상화폐 거품 신호· 김치코인 몰락 왜

테라폼랩스는 특이한 알고리즘으로 루나와 테라를 발행해 사업 초기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스테이블 코인은 코인 가치를 달러 등 다른 자산에 연동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가상화폐다. 그런데 테라는 달러 등 실물자산이 아닌 루나라는 코인을 담보로 루나 발행량을 조절해 1테라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의 기본 통화인 루나의 공급량을 조절해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도록 한 것이다. 다른 스테이블 코인이 실물자산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거래 알고리즘이 폰지 사기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 독특한 알고리즘은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자 작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 테라가 1달러 밑으로 추락하자 테라폼랩스는 루나를 대량으로 찍어냈다. 루나로 테라를 사들여 유통량을 줄임으로써 테라 가격을 올리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루나 가치는 통화량 증가의 덫에 빠지며 폭락했고, 테라와 루나를 동반 투매하는 뱅크런으로 이어졌다.

테라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이에 테라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말려들며 대폭락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실패 사례가 이번 테라 사태로 또 하나 추가됐다”라면서 “(장기적으로)이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 캡처 사진. 연합뉴스
코인 발행 권도형 대표는 누구

이들 코인을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30)는 ‘한국판 일론 머스크’로 불리며 가상화폐 업계의 총아로 떠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폭락 사태를 거치면서 그가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극의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홈스 전 테라노스 CEO와 같다는 비판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외신과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권 대표는 한국의 한 외국어고교를 졸업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인재의 산실로 불리는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를 거쳐 2018년 소셜커머스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와 손을 잡고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권 대표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루나와 테라 코인이 한때 시가총액 10위권에 입성하며 거물로 성장했다. ‘도권’(Do Kwon)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권 대표의 트위터 팔로워는 63만 명이 넘는다. 가상화폐 부자가 된 그는 국내외 언론과는 접촉을 피하면서 ‘루나틱’이라고 불리는 투자자들과 SNS로 소통했다. 이런 모습이 트위터를 애용하는 세계 최대 부자 머스크와 닮았다고 해서 ‘한국판 머스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폭락사태로 사면초가에 몰린 권 대표의 과거 행적과 트위터 발언이 외신에 잇달아 보도되며 비판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7월 영국의 한 경제학자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모델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하자 권 대표는 “난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조롱했다고 전했으며 코인데스크의 수석 칼럼니스트는 “권 대표는 암호화폐의 엘리자베스 홈스”라며 테라, 루나 폭락 사태를 둘러싼 소송과 형사 고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권 대표의 집에는 신원 미상의 남성이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고 달아난 사건도 일어났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전날 오후 6시께 권 대표 자택의 초인종을 눌러 권 대표 소재를 확인하고 달아난 남성을 뒤쫓고 있다. 이 남성은 전날 권 대표가 사는 아파트의 공용 현관을 무단으로 침입해 집 초인종을 누르고 도주한 혐의(주거침입)를 받는다. 당시 용의자는 집에 있던 권 대표 배우자에게 “남편이 집에 있나”라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권 대표의 배우자를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 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 용의자가 해당 회사에서 발행된 코인을 구매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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