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재개 첫날 장중 신고가
- 이후 소폭 오르다 하락장에 내려
- 큰 폭 상승 예상한 투자자 실망
- “시장 영향 덜 받아” 긍정 의견도

부산지역 대표 코스닥 상장사 태웅(강서구 송정동)의 주식거래가 지난해 3월 정지됐다가 1년여 만인 지난달 재개됐으나 투자자 반응은 엇갈렸다. 1년간 거래가 중단됐는데 거래재개 첫날 ‘떡상’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이도 있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하락하는 상황에서 제자리를 유지한 것만 해도 득이 됐다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태웅의 단조공정 작업. 국제신문DB

5일 한국거래소와 전자공시에 따르면 단조·풍력발전 업체인 태웅은 지난해 3월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으로 인한 상장 폐지 사유 발생에 따라 거래 정지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27일 거래를 재개했다. 거래소는 공시에서 ‘태웅의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4월 27일부터 주권의 매매거래가 재개된다’고 밝혔다.

태웅 허용도 회장은 5일 “대규모 투자로 인한 적자가 매년 300억 원씩 감가상각 됐다가 정상화 되면서 흑자로 돌아섰는데 회계법인 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 벌어진 일”이라면서 “거래가 재개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식 거래에서는 거래정지로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가 거래정지 당시 946포인트에서 1년여 동안 50포인트가 하락한 896포인트로 떨어졌으나 거래정지로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다. 거래재개 초기 주가도 반등했다. 첫날인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한때 18.31% 급등한 1만42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가 1만2300원(11.82% 상승)으로 마감했고, 다음 날도 소폭 오른 1만28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락장세를 이어가면서 4일에는 다시 1만1600원으로 내렸다.

허 회장은 “1년 동안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애를 먹어 매도한 투자자도 있지만 외국과 국내 기관 중심으로 매수가 이뤄지면서 초기 주가가 올랐다”며 “최근 조선경기가 살아나고 있으며 물량 확보도 돼있어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거래정지로 묶여 있는 동안의 호재가 반영 안돼 첫날 큰 폭의 상승을 기대했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실망스런 반응과 “코스닥이 빠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득이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앞서 태웅의 거래정지는 지난해 3월 22일 시작됐다. 태웅의 회계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에 ‘2019년 12월 31일 현재의 재고자산과 2020년 12월 31일의 매출원가 자료를 요청했지만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밝히면서 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태웅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제외 여부를 검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