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짓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4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정 아이파크 8개 동을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 4개월 간 입주 예정자들과 보상 문제를 논의했는데 사고가 난 201동 외에 나머지 계약자들도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며 “이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애초 현대산업개발은 사고가 발생한 201동만 철거하고 나머지는 정밀안전진단 후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철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 사고에 이어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까지 발생하자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고, 부산 금정구 서금사재정비촉진A재개발 사업장을 포함해 전국에서 시공사 해지 사례가 잇따르자 ‘돈’보다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산업개발이 화정 아이파크 전면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입주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정 아이파크는 8개 동 847가구가 오는 11월 30일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철거 후 준공까지 70개월 상당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전면 재시공에 따른 철거·시공비와 입주 지연에 따른 주민 보상비 등을 포함해 총 37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 측은 계약자들이 원할 경우 계약 해지도 해 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