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범카메라 영상 속 번호 식별
- 전역 정보 공유 동선 파악 기대

수배중인 범죄 용의자의 차량을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부산에 도입된다. 지난 2년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수배자 검거율이 주춤한 가운데, 차량을 이용해 골목길로 달아나는 용의자를 쉽게 추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부산시는 최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AI(인공지능)·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모델 개발 및 실증연구’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시가 부산진구·연제구와 함께 참여한 이번 공모의 핵심은 ‘클라우드형 수배차량 추적 시스템 구축’이다. 총 예산은 13억 원(국비 8억 원·시비 5억 원)가량으로 예상한다. 본격적인 사업은 오는 6월께 시작될 예정이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크게 차번(호) 인식용과 일반 방범용으로 구분된다. 만약 수배자의 차량이 대로변으로 달아난다면 추적이 어렵지 않지만, 차량 번호 식별이 되지 않는 방범 카메라가 주로 설치된 골목길을 이용해 도망간다면 동선 추적이 어렵다. 게다가 방범용 카메라는 구·군이 관리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가 쉽지 않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동래구·강서구의 방범 정보만 경찰·소방과 공유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방범 카메라가 찍은 영상·사진을 클라우드 서버에 설치된 AI를 이용해 번호를 식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 관계자는 “실증사업이 성공한다면 궁극적으로 부산 전 지역의 방범용 카메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향후 법무부와의 정보 공유를 통해 전자발찌 착용자 관리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일각에서도 이번 사업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용 카메라로 추적이 쉽지 않은 경우에는 용의자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일일이 CCTV영상을 확인하거나 해당 지역을 지나는 버스나 택시의 블랙박스를 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AI가 자동으로 수배차량의 동선을 밝힐 수 있다면 범죄 용의자 검거가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현재 부산시의 방범용 카메라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4039개가 설치돼 있다. 이번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부산진구에 가장 많은 1279개, 연제구에 713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