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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오디세이] <7> 엑스포를 빛낸 위인들

최초 박람회 이끈 앨버트, 노래 기계로 세상 놀래킨 에디슨

  • 오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  |   입력 : 2022-04-04 20:10:51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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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앨버트, 자국 내부 반발에도
- 과감한 결단으로 佛보다 선수쳐
- 에디슨, 전구·축음기 등 선보여
- 피카소 등 예술인 작품 소개도
- 각 분야 거장 상상력 뽐낸 무대

- 최근 인물보다 기업 이슈 주도
- 부산 ‘딥테크’ 스타 만들기 주력

엑스포 연륜엔 수많은 별이 새겨져 있다. 대형 전시 이벤트를 기획·창조하는 데 당대 위인들이 불굴의 의지와 역량을 발휘했다. 엑스포는 많은 이에게 ‘일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매혹적인 볼거리였다. 세계인들은 상상력이 빚어낸 온갖 산물에 환호했다. 동시에 과학기술과 산업 진보를 이끈 영감의 원천이 됐다. 위대한 과학자, 발명가, 건축가, 학자, 예술가, 기업인들이 성취 동기와 아이디어를 얻고 성과물을 내놓았다.
‘엑스포 창시자’를 기리는 런던 하이드파크 앨버트 기념비. 오른손에 든 책은 런던박람회 공식 안내서다.
■‘엑스포 창시자’ 앨버트 공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 남서쪽 입구 퀸스 게이트를 들어서면 황금색 동상을 마주한다. 화려한 빅토리아 양식의 ‘앨버트 기념비’다. 엑스포의 효시인 1851년 런던박람회를 주도한 앨버트 공(Prince Albert)이 그 주인공. 그를 빼놓고는 세계박람회 역사를 말할 수 없다. 동상은 먼저 간 부군을 그리워한 빅토리아 여왕이 1872년 세웠다.

망토를 걸친 앨버트 공은 왼손에 책을 들고 앉아 있다. 이 책이 다름 아닌 런던박람회 공식 안내서다.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송시에서 ‘세계를 아우르는 박람회 창시자’로 그를 기렸다. 인류문명사에 한 획을 그은 첫 세계박람회가 런던에서 열린 것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박람회 태동 여건이 먼저 조성된 프랑스를 제친 과감한 결단의 승리였다.

런던박람회는 171년 전 바로 이곳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개막식엔 65만 명의 기록적인 인파가 운집했다. 당시 영국은 제국주의 위세와 국운이 정점에 달한 시기였다. 박람회 개막은 대영제국의 영광이 인류의 제전이란 화려한 꽃으로 만개했음을 선포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학술원 의장이던 앨버트 공은 박람회 조직위 명예회장을 맡아 사령탑 역할을 했다. 영국 사회는 산업혁명으로 축적된 부의 이면에 극심한 갈등과 빈부격차, 자본주의 모순이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박람회에 대해서도 기술 유출과 사회 혼란 야기 등의 이유로 반대 여론이 팽배했다. 의회에선 안정적 기금 확보를 조직위 구성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앨버트 공은 박람회가 위기 극복과 사회통합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반박하며 여론 주도층을 설득해나갔다. 부르주아 계층에게 많은 기부금을 받아내고 정부를 동원하는 데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 우려하던 소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박람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앨버트 공은 런던의 두 번째 박람회를 준비하던 중 1861년 급서했다. 병명은 장티푸스, 42세의 젊은 나이였다.

■상상력의 한계를 넓히다

헨리 포드(왼쪽)와 토머스 에디슨(가운데).
이후 세계박람회는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 오스트리아의 요제프 1세 등 군주, 집권자가 주도했다. 국가 위용을 높이는 패권적 욕망과 국민 통합을 다지는 통치수단의 양면적 동기가 작동했다. 박람회 콘텐츠엔 19, 20세기에 걸친 눈부신 과학기술 진보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등장은 엑스포 역사 명장면의 하나로 꼽힌다. 에디슨은 1878년 파리박람회에서 전구와 확성기, 축음기를 선보였다. 그는 축음기에 자신이 직접 부른 노래(‘Mary had a little lamb’)를 녹음해 들려줬다. 관람객은 ‘노래하는 기계’를 보며 탄성을 질렀다. 에디슨은 1915년 샌프란시스코 박람회장에서 뉴저지주 자신의 집으로 최초의 대륙 횡단 장거리 전화를 걸어 큰 환호를 받았다.

엑스포는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넓힌 혁신 디자인의 쇼케이스다. 시대마다 걸출한 건축가가 박람회장 공간 조성에 창의력을 쏟아부었다. 첫 박람회장인 수정궁을 설계한 조셉 팩스턴, 모더니즘 건축의 대가 르 코르뷔지에,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설계자 야마사키 미노루, 천재 건축가이자 미래학자 리처드 버크민스터 풀러, 도시설계의 일인자 단게 겐조 등 거장들이 대거 참여했다.

세계적 예술가들도 엑스포 무대를 빛냈다.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대표적인 예다. 이 작품은 스페인 정부의 의뢰로 1937년 파리박람회에 출품돼 세계인의 공감을 얻었다. 전쟁의 참화를 입체파 특유의 파괴적 구성과 비극적 색조로 표현해 시공을 초월한 인도주의 메시지로 평가됐다. 반 고흐, 살바도르 달리, 프란시스 고야 등 화가와 폴 팔레리 등 문인, 리하르트 바그너 등 작곡가가 엑스포에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쳤다.

일본의 노벨화학상(2002년) 수상자 다나카 코이치(62)는 1970년 오사카엑스포에서 과학자의 꿈을 키운 ‘반바쿠(万博) 세대’다. 그는 엑스포 체험이 “평생 마음껏 공상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부산에서 떠오를 스타는?

에펠탑 설계자 구스타브 에펠.
20세기 들어 미국이 주도한 세계박람회는 상업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미국은 박람회 주최부터 정부와 기업이 각자 역할을 맡는 이원화 방식을 썼다. 자연히 기업의 참여 폭이 넓어졌다. 개발자 이름을 단 브랜드가 잇달아 배출됐다. 초기 박람회부터 참가한 권총의 콜트, 타이어의 굿이어, 농기구의 매코믹, 케첩의 하인즈, 수프의 캠벨, 타자기의 레밍턴, 전화기의 벨, 엘리베이터의 오티스 등이 그들이다.

헨리 포드는 1915년 샌프란시스코 박람회장에 아예 공장을 지어 유명한 ‘T모델’ 자동차를 하루 18대씩 만들어냈다. 포드는 대량생산 조립라인을 창안함으로써 전 산업 생산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그의 이름을 딴 ‘포디즘(Fordism)’이란 신조어는 대량 생산과 동의어가 됐다.

1867년 파리박람회에 등장한 루이뷔통, 1878년 파리박람회 때 에디슨이 세운 제너럴일렉트릭, 1893년 시카고박람회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떠오른 코카콜라, 1933년 시카고박람회부터 자동차 대중화의 문을 연 GM 등이 엑스포를 통해 혁신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 엑스포는 인물보다 기업이 트렌드를 주도했다. 처음으로 기업 전용 전시관을 세운 것은 1876년 필라델피아박람회에서 싱어 재봉틀 회사였다. 1915년 포드 전시관 이후 관례로 굳어졌다. 1970년 오사카, 1985년 쓰쿠바엑스포에서는 로봇, 초대형 스크린을 앞세운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 간판 기업이 큰 활약을 했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경우 코카콜라·GM·시스코 전시관, 한국·일본·상하이 기업공동전시관 등 기업 전시관만 19개 들어섰다.

부산은 2030년 월드엑스포에서 부산·울산·경남권 미래산업에 글로벌 브랜드파워를 충전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 확장현실,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퀀텀 컴퓨팅 등 ‘딥테크’ 스타트업, 벤처기업을 세계가 주목하는 엑스포 스타로 띄우겠다는 각오다.

※공동기획=국제신문·부산은행·㈔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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