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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오디세이] <6> 도시의 얼굴 바꾼 엑스포의 힘

박람회 동력으로 도시 대개조 … 허허벌판 파리를 관광명소로

  • 오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  |   입력 : 2022-03-21 20:11:3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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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0년대 중반부터 재개발 박차
- 도심~외각 대로 잇고 지하철 개통
- 5번 행사 치르며 유럽의 보물로

- 부산, 엑스포·북항재개발 시너지
- 획기적인 도시재생 효과 기대감

엑스포는 170년 역사 속에서 개최도시의 면모를 일신해왔다. 초기 세계박람회 무대였던 런던, 파리부터 현재 엑스포를 개최 중인 두바이까지 도시 개발·개조·재생에 막대한 파급력을 발휘했다. 불멸의 랜드마크, 기념공원을 남긴 것은 물론 도로·철도·통신·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끌어올렸다. 도시계획의 기본 축을 재정립하고 낙후지역을 되살려 도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과정에서 개최도시는 세계적 인지도를 얻었다.
1900년 박람회에 맞춰 개통된 프랑스 파리 지하철 건설 장면. 아래 사진은 파리 도심의 대표적 거리인 오페라 거리의 현재 모습.
■유럽의 보석으로 거듭나

세계박람회를 통해 국제도시 명성을 굳힌 대표적 도시는 파리다. 파리는 1855년부터 1900년까지 11~12년 간격으로 다섯 차례 박람회를 개최했다. 20세기 들어 1937년 한 번 더 열어 엑스포 최다 개최 기록을 세웠다. 개최 장소는 샹제리제 박람회장을 지은 첫 박람회 이후 모두 샹드마르스였다. 파리 서부 군사훈련을 하던 벌판에 트로카데로 궁 등 박람회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며 ‘엑스포의 명당’이 됐다.

파리는 1855년 박람회 준비 당시 1851년 세계박람회 첫 테이프를 끊은 런던에 비해 도시환경이 뒤떨어져 있었다. 런던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나폴레옹 3세는 박람회 준비와 동시에 파리 ‘대개조’ 사업에 착수했다. 파리시장인 조르주외젠 오스만 남작에게 도시 구조개혁 총책을 맡겨 중세도시 형태이던 파리의 도로와 건축물, 상하수도, 녹지 등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좁은 미로 같은 골목, 밀집 형태로 낮에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건물, 비만 오면 진창이 되는 도로, 생활하수와 오수가 넘치는 수로를 전면 개조했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한 12개 방사형 도로, 도심~외곽 연결 대로를 개설하면서 대대적인 재개발이 이뤄졌다.

샹드마르스 박람회장은 센 강변을 따라 크게 확장됐다. 1889년 박람회 때 마침내 서구문화의 아이콘이 된 에펠탑이 세워졌다. 1900년엔 박람회에 맞춰 지하철이 개통됐다. 포르트 드 뱅센~포르트 마이요 간 메트로 1호선이 그것이다. 이 무렵 파리는 에펠탑을 정점으로 한 빼어난 스카이라인을 완성했다. 샹드마르스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오늘날 몽마르트르 언덕에 올라 조망하는 도심 전경은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섯 차례 세계박람회는 파리를 눈부신 경관을 자랑하는 유럽의 보석으로 거듭나게 했다.

■변방마을에서 국제도시로

19세기 말까지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빈, 필라델피아, 바르셀로나, 브뤼셀 등도 박람회를 계기로 도시 면모를 혁신했다. 호주 멜버른의 경우 영국 식민지였던 1880년 박람회를 개최해 시골 마을이나 다름없던 곳을 번듯한 도시로 업그레이드했다. 당시 박람회장은 도심의 빅토리아 칼튼 공원과 박물관으로 남았으며,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1893년 박람회를 연 미국 시카고는 17년간 심혈을 기울여 박람회장을 지었다. 전통 고딕양식의 흰 회벽, 대리석 건물이 주류여서 ‘화이트 시티’라 불렸다. 화이트 시티는 이상적 도시계획으로 여겨져 이후 미국 건축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특히 워싱턴DC 심장부인 내셔널 몰 조성의 전범이 되면서 대통령 관저 백악관을 포함한 도시환경을 유산으로 남겼다.

20세기 후반 이후 엑스포를 개최한 시애틀, 몬트리올, 오사카, 세비야, 리스본, 아이치, 상하이, 밀라노 등도 엑스포를 도시 재개발·개조의 결정적 동력으로 활용했다. 현대 엑스포장 건설은 외곽 낙후지역이나 유휴지를 개발하는 방식과 기존 도심부를 재생·재개발하는 방식으로 크게 나뉜다. 상하이, 밀라노, 두바이 등이 전자라면 시애틀, 세비야, 리스본 등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1962년 엑스포가 열린 시애틀은 우주 탐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스페이스 니들을 남겼다. 엑스포 시설 대부분을 항구 건축물로 지어 지금까지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1986년 엑스포를 개최한 캐나다 밴쿠버는 도심 재개발을 통해 조용한 항구도시를 국제적 관광지이자 대도시로 바꿔놓았다. 대중교통의 근간이 된 무인 경전철 스카이트레인이 개설됐다. 캐나다 플레이스 등 엑스포 시설은 지금까지 관광명소로 남아 있다.

2015년 밀라노엑스포는 교외의 쇠락한 공단지역을 재활용했다. 엑스포 이후 대학과 기업 등이 들어선 휴먼 테크노폴리스 과학기술파크로 재구성해 2024년 문을 열 예정이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 2010년 상하이 엑스포도 방직공장 등이 있던 황푸강 양안 낙후지역을 개발했다. 여느 엑스포의 2~3배 넓이인 523만㎡가 최첨단 시가로 탈바꿈했다. 각종 기반시설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지하철 199㎞를 증설해 세계 최장 지하철 네트워크(803㎞) 타이틀을 갖게 됐다. 박람회장은 중국관 등 영구보존용 랜드마크 건축물과 함께 세계 유일의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인 엑스포박물관이 들어서 도시의 자산이 되고 있다.

■‘북항시대’ 시너지효과 기대

2030년 엑스포 개최를 추진 중인 부산은 어떨까. 무엇보다 부산 역사상 최대 개발사업인 부산항 북항 재개발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부산은 한때 검토했던 외곽 미개발지 대신 도심권 항만 부지를 활용하는 박람회장 조성 계획을 세웠다. 원도심 인접 수변을 전면 개조하는 개발계획에 엑스포란 강력한 추진동력을 얹겠다는 구상이다.

북항 재개발에 엑스포 엔진이 장착되면 상승 효과가 폭발적일 것임은 자명하다. 가덕신공항 건설, 도심부 연계교통망 개편 등 교통 인프라 확충도 탄력을 받게 된다. 북항은 주택이 빼곡한 산비탈, 교통·항만·산업시설 등 복잡한 도시환경을 배경으로 한 워터프론트다. 그래서 ‘카오스적 경관’이라 불린다. 북항 재개발은 가장 ‘부산다운’ 모습인 이곳을 개조해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든다.

북항 박람회장 조성은 그 자체로 부산의 새 얼굴을 그리는 일이다. 개항 이래 가장 큰 변모로 후손에게 물려줄 도시의 미래상을 만들어가는 과업이라 할 수 있다.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항만시설, 콘크리트 호안이 시민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되살아나는 획기적인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엑스포를 계기로 동천 하구 미군 기지와 일대 복원까지 이뤄지기를 부산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왜관 시대부터 산업화에 이르는 역사의 현장인 동천변은 개발 과정에서 직강화·복개 등 훼손이 심했다. 철도·물류 부지 등으로 단절된 동천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시민운동이 지속돼 왔다. 회복의 대전환을 맞아 동천이 살아나고 북항이 열린 공간으로 돌아오면 서면에서 엑스포장을 거쳐 원도심으로 이어지는 도시재생의 축이 완성된다.

※공동기획=국제신문·부산은행·㈔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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