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 치열한 항공 시장에서 틈새 공략에 나섰다. 중·단거리 이미지가 짙은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인기 노선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A330-300. 티웨이항공 제공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 티웨이항공 제공

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운수권 재배분이 예상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항공과 같은 FSC(Full Service Carrier)와 함께 추진되는 LCC 합병(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 과정에서 틈새를 찾아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티웨이항공은 17일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형기 A330-300 도입 기념행사를 열어 제2의 도약 비전을 공개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4일 A330-300 1호기를 도입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말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하고 이후 싱가포르, 하와이,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유럽, 북미 노선에도 진출한다.

이번에 티웨이항공이 도입한 에어버스의 A330-300은 최대 항속거리 7524㎞, 좌석 수는 296석인 중·장거리용이다. 정 대표는 이날 “대형기 20대와 중·소형기 30대를 운영해 매출 3조 원 이상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파리·로마·이스탄불·런던 등을 비행하며 장거리 노선 운항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A330-300 3대를 도입하고 2027년까지 총 50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에서 독점이 우려되는 일부 노선에서 운수권 반납을 조건으로 제시했고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도 반납되는 운수권을 배분받을 기회가 생겼다. 티웨이항공은 또 화물 운송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LCC로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틈새에서 국제선이 없던 대구공항을 2014년 제2의 허브로 삼으면서 틈새시장을 개척했고 2020년부터는 최근에는 강원도 양양공항과 김해공항 등의 내륙 노선 활성화에도 나서는 등 역발상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한 바 있다.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는 정홍근 대표가 있다. 부산 동래고를 졸업한 정 대표는 대한항공 출신이면서 LCC인 진에어에서도 근무한 바 있는 등 FSC와 LCC 양쪽 모두 잘 알고 있다. 또 티웨이항공 주요 간부들은 대한항공 출신이다. 티웨이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하는 대한항공과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데 주요 간부들이 일정 부분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셈이다.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을 배분받으면 가격 경쟁력과 서비스를 통해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