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아파트 단지 전경. 국제신문DB

다주택자에 각종 세금을 중과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조치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이를 대폭 완화하거나 일부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양도소득세를 비롯해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 등 각종 부동산 세제에서 이뤄진 다주택자 관련 불이익 조치를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게 핵심이다.

다만 이런 계획을 원활히 추진하려면 세법 개정부터 해야 한다. 국회에서 우위를 점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현실화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15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공약집에는 부동산 취득·보유·거래 등의 측면에서 다주택자에 부담이 많이 가도록 설계한 현 정부의 각종 세금 중과 조치를 상당 부분 철회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사실상 ‘투기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간주해 이들에게 부동산과 관련한 거의 모든 세금을 중과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종부세와 양도세다.

현행 종부세법상 조정대상지역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율은 0.6~3.0% 수준이지만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이상부터는 1.2~6.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다주택자에 매기는 세율이 배 높은 셈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 역시 2014년 폐지됐지만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겠다는 목적으로 2017년 8월 부활시켰다.

현재 다주택자에 적용하는 양도세 최고 세율은 75%(조정대상지역 3주택 이상자 대상)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는 다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집을 팔 경우 양도 차익의 7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해당 비율은 2016년까지만 해도 주택 수와 상관없이 최고 40%였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대로 양도세 중과 적용을 한시적으로 배제할 계획이다. 특히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 자체를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와 관련해서는 차등과세 기준을 보유주택 ‘호수’에서 ‘가액’으로 전환한다. 지금은 ▷공시가 12억 원 주택 1채를 가진 사람 ▷공시가 6억 원 주택 2채를 가진 사람 ▷공시가 4억 원 주택 3채를 가진 사람의 종부세액이 주택 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런 기준(호수)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윤 당선인의 판단이다.

결국 차등과세 기준을 가액으로 전환하면 다주택자에 부과하는 종부세 중과세율 체계가 사실상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규제지역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누진 과세도 완화할 방침이다.

새 정부는 출범 즉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종합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 다만 현재의 의석 구성상 민주당이 반대하면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