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내고장 비즈니스 <26> 울산 울주군 유진목장

낙농 가업 계승한 딸, 유제품 카페·체험으로 업그레이드

  •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  |   입력 : 2022-03-06 19:18:5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30여 년 젖소키운 아버지와 경영
- 우유잼·‘배 요거트’ 등 제조·판매
- 깐깐한 젊은 엄마들 사이 입소문

- ‘본치즈어리’ 카페·공장 등 구성
- 금~일요일 가족 단위 행사 백미
- 자연과 먹거리 소중함 일깨워줘

아직 봄 초입이라 여전히 아침저녁엔 쌀쌀함이 감돈다. 하지만 낮이 되면 어느 사이엔가 스며들듯 다가온 포근한 봄기운에 자리를 내주고 사라졌음을 감지한다. 어김없는 대자연의 순환 섭리는 겨우 내 움츠렸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깨운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과 충동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그러나 날로 확산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모처럼 솟구친 나들이 욕구에 찬물을 끼얹는다.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울산에 있는 유진목장(본치즈어리)은 이런 위험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가족 봄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울산 울주군 두서면 유진목장 본치즈어리 내 유제품 가공실에서 직원들이 수제 자연 스트링치즈를 만들고 있다. 이 치즈는 당일 생산된 원유로 만들기 때문에 맛이 짜지 않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방종근 기자
■2대 걸친 35년 역사의 가족기업

경북 경주와 맞닿은 울산의 끝자락 울주군 두서면 차리에 있는 유진목장은 정이기(64) 씨와 차녀인 해경(34) 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아버지 정 씨는 이곳에서 30여 년 전부터 젖소를 사육해 온 낙농인이다. 해경 씨는 걸음마를 하던 어린 시절부터 송아지를 벗하며 자랐다.

유진목장 본치즈어리 외관(위)과 내부 모습.
아버지 이기 씨는 청춘을 바쳐 최대 150두까지 사육할 정도로 목장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중간중간 뜻하지 않게 닥친 원유가격 폭락, 사룟값 폭등 등 수많은 질곡을 견뎌내야 했다. 급기야 2012년 이기 씨는 목장을 접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때 해경 씨가 자신이 가업을 잇겠다고 나섰다. 대학을 갓 졸업한 23세 때의 일이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목장 일에 뛰어들었다. 매일 새벽 일어나 우유를 짜서 납품하고, 사료를 먹이고 축사를 관리하는 등 남자도 힘든 낙농일 전 과정을 도맡아했다. 그러다 2015년 언양읍 내에 33㎡ 남짓한 유제품 전문 카페인 ‘본 밀크’를 차렸다. 자신이 짠 신선한 우유로 유제품을 직접 만들어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원유를 납품만 해서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경영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워 ‘안정적인 대체 판로나 소비처를 개척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카페를 열었습니다. 또 우리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로 더 우수한 유제품을 제조·생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어서 하루 서너 시간밖에 못 잤을 정도로 제품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연 매출 3억 원, 작지만 강한 낙농가

본치즈어리서 생산한 유제품들.
이렇게 문을 연 ‘본 밀크’는 혼신의 노력과 아이디어로 이른바 ‘대박’이 났다. 그는 유진목장 130여 마리의 젖소에서 짠 신선한 원유로 자체 제조시설에서 우유와 치즈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을 생산했다. 일반 유제품과 차별화된 고품질의 신선한 원유로 만든 본 밀크 제품은 그야말로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 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특히 영·유아나 어린이를 둔 먹거리에 깐깐하고 민감한 젊은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에서 프랜차이즈 개설 문의가 쇄도했다.

하지만 해경 씨는 이를 모두 뿌리치고 목장 앞 3300㎡ 규모 땅에 파머리(farmery) 개념의 ‘본치즈어리’를 차렸다. 본치즈어리는 카페(100㎡)와 유가공 제조 시설(230㎡), 방문객 체험공간(130㎡)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는 놀이터와 광장, 주차장 등으로 쓴다. 카페에서는 바로 옆 제조시설에서 만든 여러 유제품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푸딩 젤라토 우유잼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지만 스트링치즈와 플레인 요거트가 인기다. 특히 울산 특산물인 배를 갈아 넣어 만든 ‘배 요거트’는 시그니처 제품이 됐다. 치즈는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만든 지 불과 하루도 안 된 자연치즈여서 짜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이 미각을 사로잡는다. 또 이곳의 우유는 일반 시중 판매 제품과 확연히 다른 질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깊고 풍부하고 진하고 고소한 맛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룬다. 마셔보면 ‘우유를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유진목장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원유(하루 평균 1.5t)는 15% 정도만 제품화돼 두 곳의 카페를 찾는 손님과 만나고, 나머지 85%는 모두 부산우유에 납품한다. 그 결과 연 매출 3억 원에 이를 정도로 작지만 알찬 낙농 벤처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매주 금~일요일 사흘만 하루 3회(회당 5팀) 운영하는 ‘팜 클래스’는 본치즈어리의 백미다. 송아지 우유 먹이기, 유제품 제작 견학, 수제 치즈로 피자를 만들고 먹기 등 보고 듣고 맛볼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좋은데 무엇보다 어린이에게 자연의 고마움과 먹거리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일주일 전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2. 2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3. 3[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4. 4“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5. 5[속보]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 또 피격 12명 사망 309명 부상
  6. 6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7. 7[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8. 8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9. 9[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10. 10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1. 1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2. 2[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3. 3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4. 4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5. 5우크라 갈등에 한미 정보협력 난기류까지…靑 고심
  6. 6노무현·박원순 소환한 이 대통령 "품격없다 비난해도 SNS 소통 계속할 것"
  7. 7국힘 이소희 의원, 첫 국정감사서 ‘일일 우수의원’
  8. 8與 김용민 “자리 탐하려 정치한것 아냐”…李 대통령에 반박 해석
  9. 9[2026 국감 브리핑] 정진욱 “이전지역인재 의무채용, 꼼수 방지 위해 예외 조항 재검토해야”
  10. 10與 “한동훈 딸 수사 덮었나”…법무장관 당시 수사개입 의혹 공세
  1. 1한화 김승연 회장 “한화DNA로 난관 뚫어내자”
  2. 2“농지 전수조사 내용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3. 3찬바람 부는 건설업…'비자발적 이직' 35개월來 30만명 돌파
  4. 42030년엔 로봇용 D램, 20배 증가 전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호재’
  5. 5극지해양미래포럼, 오륙도 조간대 체험·플로깅 행사 개최
  6. 6배달 문화 자리 잡으면서 불만도 급증… 5년여 간 소비자 상담 9430건
  7. 7삼양사, 최근 3년 반 동안 공정위 과징금 가장 많이 매겨져
  8. 8"국세 체납액 116조원 돌파…미납에 따른 가산세 급증"(종합)
  9. 9동남권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 부울경 스타트업 11곳 IR 데모데이
  10. 10‘개 식용 종식’ 순조롭게 진행… 농가 1537곳 중 1339곳 문 닫아
  1. 1경남도, '걸으면서 느끼는 단풍 여행지' 4곳 소개
  2. 2[속보]임은정 광주중수청장 “중수청 1호 감찰 대상 돼 안타깝고 서글퍼”
  3. 3[속보]'가평 계곡살인' 이은해, 남편 유족연금 2년넘게 1300만 원 챙겨… 환수 0원
  4. 4경기 안성 한 국도서 승용차 비탈길 추락, 30대 운전자 사망
  5. 5551명에게 고금리 대출 불법 대부업자 2명 실형
  6. 6윤호중 행안부장관, 임은정 광주 중수청장 감찰 지시
  7. 72027학년도 대입 수시,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전형 전년대비 40% 지원 증가
  8. 811일 부울경, 구름많고 경남 서부내륙엔 소나기 소식도
  9. 9울산마라톤대회 참가자 열 탈진 등 증세로 무더기로 병원 이송
  10. 10'대구 상가 천장 마감재 붕괴사고', 경찰 합동감식 진행
  1. 1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2. 2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3. 3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4. 4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5. 5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6. 6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7. 7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8. 8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9. 9“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10. 10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우리은행
600조 SMR시장 부산이 선점한다
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밀다원 골목서 만난 ‘커피오마카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