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 걸친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K-방산’의 중동 진출도 활발해졌다.

차기 잠수함 장보고III 전투체계를 활용한 대잠전 모의 수행 장면.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이스라엘과 손잡고 해군 무기 체계의 글로벌 보급에 나선다. 한화시스템은 이스라엘 대표 방산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Israel Aerospace Industries Ltd.)과 함께 함정 전투 체계의 아시아 시장 수출을 위한 공동 마케팅 추진 MOU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함정 전투 체계 및 체계 통합 기술과 IAI의 함정 무장 및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과 IAI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협력을 도모하기로 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해군은 물론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이미 글로벌 시장에 전투체계를 공급했고 I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아시아 국가들의 해군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한화디펜스는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에 2조 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출 계약은 한화디펜스, 한국 방위사업청이 10년 노력을 벌인 끝에 이뤄낸 결실이다. 한때 ‘앙숙’ 관계였던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979년 평화협정을 맺었고 지난해 9월에는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10년 만에 이집트를 공식 방문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프로세스를 논의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현재 돈독한 관계이기 때문에 한국이 자주포를 이집트에 수출해도 이스라엘은 크게 불쾌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발사대 수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전체 계약 금액은 4조 원 이상으로 국내 방산 장비의 해외 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였다. 한화디펜스가 발사대와 적재·수송 차량을, 한화시스템이 다기능 레이더 체계를 제작하고 이를 공급받은 LIG 넥스원이 체계 종합을 맡아 최종 UAE 공군에 전달된다.

UAE 역시 2020년 8월 13일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인 일명 ‘아브라함 협정’을 맺었다. UAE는 아랍 국가 가운데 이집트(1979년) 요르단(1994년)에 이어 이스라엘과 협정을 맺은 세 번째 국가가 됐다. UAE는아라비아반도 국가로 반도의 동북부 연안, 인도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과 육상 경계를 공유하며 페르시아만 건너편에는 이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