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재위 “지형 절개 유적 훼손”
- 사업자 “층수도 낮췄는데 답답”
부산 북구 덕천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덕천공원 특례사업)이 문화재 심의에 부딪혀 1년 넘게 표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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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대상으로 지정한 북구 덕천공원. 이곳은 구포왜성 문화재보존지역과 공원, 개인 사유지가 혼재되어 있어 일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9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덕천공원 특례사업이 2020년 10월 제5차 문화재현상변경 심의에서 부결된 이후 1년 넘도록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대상으로 덕천공원을 지정하고, 민간 사업자 아이피씨개발의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문화재현상 변경 심의를 진행했다.
이 사업은 덕천공원 일대 사유지를 민간 사업자가 사들여 75%를 공원으로 개발하고 나머지 비공원시설 25%에 주거시설을 짓는 것이다. 전체 면적은 15만5982㎡로, 탐방로 전망대 휴식공간 등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지상 15층 규모에 230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도시공원일몰제(도시계획시설 지정 20년 이후 집행되지 않아 자동으로 해제)의 대안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시행해 민간 사업자가 부지를 매입한 뒤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30%는 상업 용도로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덕천공원 내에 구포왜성 보존 문제를 놓고 사업자와 문화재위원회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시기념물 제6호 구포왜성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쌓은 성으로, 해당 구역 2만9548㎡은 문화재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5차 심의에서 구포왜성 성곽이 지형을 이용해 축조되는 유적이므로 지형을 절개하는 것은 유적 훼손에 해당한다며 부결을 결정했다. 신경철 시 문화재위원장은 “해당 지역은 문화재보존구역으로 절개하는 것 자체가 문화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1년 넘게 사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일대 사유지 땅값이 올라 사업비 부담도 커졌다. 이에 사업자는 사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비공원시설 용적률 상향을 요구했고, 지난달 민·관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에서 이를 논의하는 등 사업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인 아이피씨개발 관계자는 “문화재 4차 심의 때까지는 건축계획 변경을 요구해 내용을 보완했는데 5차에서 지형도 성곽의 일부라 사업을 할 수 없다고 결정해 당황스럽다”면서 “문화재와 공원, 주거시설이 공존하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층수까지 낮추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답보 상태라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덕천공원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오히려 난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덕천공원이 공원과 문화재, 사유지가 혼재돼 있어 제 기능을 상실한 데다, 사업이 무산돼 2025년 공원일몰제 적용을 받는다면 우후죽순으로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시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5곳 중 4곳은 이미 토지 보상을 시작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시 공원운영과 인교동 민간공원조성1팀장은 “이 사업이 문화재를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존하기 위한 것이고, 일대 정비를 통해 시민이 휴식을 취하며 문화재도 알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며 “우선 사업자와 민·관 라운드테이블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사업의 진행에 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