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와 올림픽, 월드컵을 흔히 글로벌 3대 메가 이벤트라 한다. 지금까지 이들 세 국제행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프랑스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6개국이다.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를 열게 되면 7번째가 되는 셈이다.
엑스포와 스포츠 제전은 성격과 양식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강력한 조직력을 갖춘 올림픽과 월드컵이 세계인의 눈길을 끄는 집중도, 정치·사회·문화적 영향력이 압도적인 반면 경제유발 효과, 관람자 수는 엑스포가 우위에 있다. 그런데 이는 오늘날의 관점이고 근대올림픽이 태동한 19세기 말에는 사정이 달랐다.
반세기 역사를 쌓으며 거인이 된 엑스포에 비해 올림픽은 갓난아기에 불과했다. 고대 올림픽 부활을 주도한 쿠베르탱 남작은 거대 국제행사인 세계박람회에 올림픽 개최지와 시기를 맞출 것을 제안했다. 박람회 관람객과 시설, 홍보 효과에 기대겠다는 의도였다.
논란 끝에 1회 올림픽은 그리스에서, 2회와 3회 올림픽은 각각 1900년 파리박람회와 1904년 세인트루이스박람회와 함께 열렸다. 하지만 엑스포와 올림픽의 더부살이는 ‘악연’으로 귀결됐다. 수천만 명의 관람객을 모은 성대한 박람회에 비해 올림픽은 그 한 귀퉁이에서 진행된 볼품 없는 체육행사에 불과했다.
24개 국이 참가한 2회 올림픽은 개·폐막식도 없이 5개월간 지루하게 치러졌고, 3회 올림픽은 박람회 주최 측에 반발한 쿠베르탱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참석을 거부한 채 16개 국만 참가했다. 두 대회 모두 박람회 조직위의 위세에 눌려 존폐가 위태로울 정도였다. 이후 올림픽은 조직력을 키우며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엑스포는 매스미디어 등 대체재의 도전에 둘러싸여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