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후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예비 입주자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축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분양받는 후분양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도 후분양에 나서는 아파트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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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아파트 부실 시공 문제가 불거지면서 후분양제 도입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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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남구 옛 대연비치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대연4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후분양을 검토 중이다. 옛 대연비치 아파트는 남구의 교통 요지에 위치한 알짜 단지로, 재건축 소식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이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옛 대연비치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43층 8개 동 규모에 1384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 30%로 내년 상반기 분양한다. 1000세대 이상 재건축 아파트가 후분양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수영구 민락동에 들어설 주상복합건물 ‘민락동 협성휴포레’도 후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의 협성건설이 짓는 이곳은 2개 동에 295세대가 입주할 예정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광안리해수욕장과 민락수변공원 사이 좋은 입지를 선점해 관심 높은 단지로 꼽힌다.
이에 앞서 해운대구 중동의 경동리인 2차 아파트도 후분양을 결정했다. 이곳은 지상 45층 4개 동 규모에 630세대가 들어설 예정으로,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아파트 시세를 고려한다면 부산 최고 분양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후분양’이란 건물 골조공사 등 건축 공정을 60~80% 이상 진행한 이후 분양하는 방식이다. 보통 아파트를 지을 때 미리 수분양자(입주 예정자)를 모집해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공사비를 충당하는 ‘선분양’ 방식을 택한다. 가끔 100세대 안팎의 중소 아파트가 후분양하는 경우도 있지만, 막대한 공사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선분양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광주 붕괴 사고처럼 부실 시공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후분양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다만 부산에서 후분양을 선택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은 분양가와 연관이 있다. 아파트를 짓기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을 받기 위해서는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 HUG가 산정한 가격과 사업자가 생각하는 분양가와 가격 차가 크다 보니 아예 후분양을 택하는 곳이 생기고 있다.
후분양할 경우 지자체의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주변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대연4구역 구기옥 조합장은 “후분양하기로 하면서 금융권의 대출을 받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과감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아파트 품질의 향상을 위해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사업자가 원하는 분양가를 받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후분양하면 금융 이자 등이 분양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선분양보다 가격이 높아지며,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