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규(왼쪽)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이 실제 발생하면 공급망 교란 등 국제경제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무력 충돌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위기 국면이 계속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박진규 산업부 1차관 주재로 ‘제18차 산업안보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세 불안과 관련한 국내 수출 영향 등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반도체·조선·가전 등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에너지·자원 공공기관, 대한상의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회의 참석 전문가들은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없더라도 현 국면이 지속되는 경우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서방과 러시아의 상호 보복 제재가 심화돼 글로벌 교역 및 거래 차질, 공급망 교란 등 국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교역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력 충돌 발생 시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러시아 수출액은 99억8000만 달러로 국내 전체 수출액의 1.5%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수출액 비중은 0.1%밖에 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진출 기업이나 수주 기업 등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미래 대금거래 제한 가능성 등 일부 피해가 우려된다.

박 차관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핵심 품목에 대한 ‘조기경보 시스템’ 운영과 에너지 수급 안정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무력 충돌 발생 시 박 차관을 본부장으로 업계·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실물경제안보 대책본부’를 즉각 구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