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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오디세이 <1> 에펠탑, 박람회장 출입구였다?

파리박람회의 유산 에펠탑…부산은 어떤 랜드마크 남길까

  • 오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  |   입력 : 2022-01-03 20:17:0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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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2030 월드엑스포 개최지 향배가 가려질 중요한 시기다. 부산엑스포가 성사되면 170년 세계박람회 역사 속에서 어떤 맥락을 차지할까. 엑스포는 1851년 런던박람회 이래 69회 열렸다. 그 긴 여정 속에서 부산엑스포가 취할 유익한 시사점, 자양분, 정보와 스토리를 살펴보는 기획 시리즈를 격주로 연재한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가 열릴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어떤 랜드마크를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신문DB
- 佛 1889년 세워진 철제 구조물
- 엑스포 6번 치르며 유럽명소 돼

- 시카고 박람회 상징 ‘페리스 휠’
- 원본 사라졌지만 원형이 된 유산
- ‘아인 두바이’ ‘상하이 동방의 관’
- 역대 개최지 다양한 유산 남겨

- 오페라하우스 상징 조형물 구상
- 180m 높이 전망 휠 건립도 거론
- 부산의 엑스포 기념 건축물 주목

역대 세계박람회(엑스포)는 개최지마다 불멸의 유물을 남겼다. 어떤 곳은 전시장 건축물로, 다른 곳은 기념탑 등 상징 조형물 형태로 보전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유산은 에펠탑과 페리스 휠(대관람차)이라 할 수 있다. 에펠탑은 1889년 파리박람회 때 세워진 이래 서구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너무 유명해져 오히려 엑스포라는 탄생 배경이 희미해졌지만, 에펠탑은 박람회장 출입구 겸 기념물로 조성된 건축물임이 틀림없다. 그 독특한 면모로 세계적 명성을 얻으며 170년 엑스포 역사가 남긴 최고의 유물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기 게양대’

1889 파리엑스포 ‘에펠탑’
파리에 대형 철탑을 세우자는 아이디어는 오랫동안 건축가와 공상작가들 사이에서 나돌던 얘깃거리였다. 그런 구상은 애초 세계박람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세계박람회 효시인 1851년 런던박람회의 온실 형태 전시장을 해체하면서 나온 엄청난 양의 철근을 재활용해 철탑을 짓자는 제안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기념탑 건립은 1855년부터 파리에서 세 차례 박람회가 개최되며 점차 가시화됐다. 아름답고 역사적인 건물과 광장, 조형물로 가득한 유럽의 중심도시 한복판에 철제 탑을 세우면 그야말로 ‘독보적’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발상이었다. 1889년 박람회는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전문가 33명으로 구성된 조직위원회는 ‘엑스포의 명당’ 센 강변 샹드마르스 개최지를 96만㎡로 크게 넓히고, 이곳에 프랑스의 진보와 성취를 상징하는 역사적 기념물을 세우기로 했다.

기념물 공모에서 당시 세계 최고 높이 철제 탑 건축물 설계안을 제시한 에펠이 낙점됐다. 건설비 2750만 프랑의 5분의 1을 조직위가 대고 나머지는 에펠 회사가 조달하되 향후 20년간 운영수입을 에펠 측이 갖는 조건이었다.

탑 건설에는 공장에서 정교하게 제작된 1만500개 연철 조각이 사용됐다. 철 부품을 연결하는 쇠못만 105만 개 들어갔다. 2년여에 걸친 공사는 1889년 3월 31일 마무리됐다. 에펠은 이날 조직위 고위 인사들과 함께 탑 정상에 올라 프랑스혁명의 산물인 3색 국기를 게양했다. 이어 예포 21발을 쏜 뒤 “이제 프랑스는 302.6m 높이 국기 게양대를 가진 세계 유일의 나라가 됐다”고 만천하에 공포했다.

에펠탑은 박람회장 입구, 전망 외 이렇다 할 실용적 기능이 없었다. 조직위는 애초 이 탑을 에펠과 계약한 1910년까지만 유지한 뒤 헐어버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에펠탑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1900년 박람회에선 에펠탑과 주변에 1만6000개 컬러 전구를 설치해 빛의 향연을 펼쳤다. 과학이 꽃피운 전기의 마력 속에 도시재건 사업을 통해 이룩한 눈부신 파리 경관이 빛났다. 에펠탑은 20세기 들어 영구보존 결정과 함께 철거의 해머를 피하게 됐다. 프랑스는 1937년까지 이곳에서 총 여섯 차례 박람회를 개최해 최다 엑스포 개최지 기록을 세웠다.

■놀이시설의 원조로 길이 남아

2010 상하이엑스포 ‘동방의 관’
에펠탑이 실물 그대로 남은 유적이라면, 1893년 시카고 박람회장에 등장한 페리스 휠은 실물은 사라졌지만 놀이시설의 원형이 된 유산이다.

시카고박람회는 신대륙 발견 400주년을 기념한 메가 이벤트였다. 신흥산업국 미국이 심혈을 기울인 전시장도 성대했지만, 엑스포 역사에선 박람회에 본격 놀이공원을 결합한 첫 사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서커스와 오락극, 음악회, 스트립쇼, 탈것과 놀이기구, 카지노, 토속인촌, 선술집과 식당가 등 온갖 위락시설이 한자리에 모인 대형 오락장에 랜드마크로 세워진 것이 페리스 휠이다. 설계자 조지 페리스의 이름을 딴 바퀴 모양의 회전기구로 ‘빅 휠’이라고도 불렸다.

지름 80.4m 바퀴에 36개 곤돌라를 매달아 관람객들을 태우고 빙글빙글 돌았다. 바퀴 중앙축 양쪽에선 대형 성조기가 휘날렸다. 에펠탑과 마찬가지로 빅 휠도 박람회 주최 측이 세상의 이목을 끌 만한 획기적 기념물을 세우려는 의도에서 탄생했다.

‘대담하고 독창적인’ 기념물 공모가 시작되자 페리스는 거대한 철제 바퀴에 버스 만한 관람용 곤돌라를 붙여 돌리는 창의적인 스케치안을 제출했다. 그의 제안은 애초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러나 페리스는 철저한 기술 보증과 투자자 유치까지 나서는 끈질긴 추진력으로 조직위의 승인을 얻어냈다. 마침내 철탑을 세우고 2개 바퀴 테두리, 바퀴살을 만든 뒤 곤돌라를 붙여나가는 공사가 진행됐다. 가장 어려운 공정은 가동구조물의 엄청난 하중을 견뎌야 하는 42.7m 주탑을 세우는 일이었다. 무게 71t에 달하는 휠을 돌리기 위해 1000마력짜리 대형 증기엔진이 장착됐다. 개막일을 맞추지 못하는 우여곡절 끝에 완공된 휠은 일각의 우려와 달리 미시간 호반의 강풍에도 끄떡없이 잘 돌아갔다.

빅 휠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36개 곤돌라에 탄 관람객들은 하늘에서 박람회장을 내려다보며 환호했다. 각 곤돌라 안에는 40개 의자가 설치됐고, 입석 탑승자까지 60명 정원이었다. 탑승료는 박람회 입장료와 같은 50센트였지만, 휠을 타려는 인파는 항상 긴 꼬리를 이었다. 빅 휠은 박람회 폐막 때까지 총 160만 명의 탑승자 수를 기록했다.

빅 휠은 박람회가 끝난 이듬해까지 운행된 뒤 1904년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장으로 옮겨졌다가 해체됐다. 원본은 사라졌지만 그 원형은 전 세계로 전파돼 박람회장과 놀이공원, 도시 전망대에서 빠질 수 없는 시설물로 되살아났다.

■부산엑스포의 상징 조형물은?

2020 두바이엑스포 ‘아인 두바이’ 전망 휠
이후 세계 각국은 가장 높은 휠 건설 경쟁에 뛰어들었다. 영국을 필두로 프랑스 일본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이 높이 경쟁을 이어갔다. 현재 세계 최고 페리스 휠은 지난해 10월 두바이엑스포와 함께 문을 연 블루워터스 아일랜드 ‘아인 두바이’ 휠이다. 현대건설이 건립에 참여한 이 휠은 250m 높이로 이전 기록이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167m 높이 ‘하이롤러’를 가뿐히 제쳤다.

에펠탑과 페리스 휠 외에도 엑스포는 많은 상징 건축물을 남겼다. 주요 기념물로 ▷1888년 바르셀로나 콜럼버스 탑과 개선문 ▷1906년 밀라노 석조 수족관 ▷1939년 뉴욕 유니스피어와 타임캡슐 ▷1958년 브뤼셀 ‘아토미움’ ▷1962년 시애틀 ‘스페이스 니들’ ▷1970 오사카 ‘태양의 탑’ ▷1993년 대전 ‘한빛탑’ ▷2010년 상하이 ‘동방의 관’ 등을 꼽을 수 있다.

부산엑스포가 열리면 어떤 기념물을 남기게 될까. 현재 검토안은 부산항 북항 2, 3부두 터에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옆 이벤트 문화마당에 상징 조형물을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와 별도로 180m 높이 전망 휠 건립도 거론되고 있다.

이곳은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건설 추진 중인 어반루프를 통해 방문하는 이들이 처음 마주하는 경관이다. 그런 만큼 ‘해양경제 수도, 세계 속의 부산’ 이미지를 빛낼 환경 조성이 요구된다. 오페라하우스와 상징 조형물, 박람회장이 엑스포 전통 위에서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우뚝 서기를 시민은 바라고 있다.

오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공동기획=국제신문·㈔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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