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벌 면책 규정 신설 등 호소
- 노동계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중대재해법·50인 이상)의 본격적인 시행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중소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이 ‘법령 준수가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
기업계는 처벌면책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기업계의 중대재해법 무력화 시도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7~14일 국내 50인 이상 중소제조기업 322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중소제조업 중대재해법 준비 실태조사’를 27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50인 이상 중소제조업체의 53.7%가 중대재해법 시행일에 맞춰 의무사항 준수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노동자 수가 50~99명인 기업에서 준수가 불가능하다는 응답(60.7%)이 가장 높았다.
중대재해법 준수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기업(173개사) 중 40.2%가 ‘의무 이해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전담인력 부족(35.0%)과 준비기간 부족(13.9%)을 문제로 꼽는 곳도 많았다.
가장 시급한 입법 보완 사항으로는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의 처벌 면책 규정이 신설되어야 한다’(74.5%)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징역형을 처벌 최소기준에서 최고기준으로 개정해야 한다(13.7%)는 의견과 중대재해의 개념을 1명 사망에서 2명 이상 사망으로 바꿔야 한다는 답변(11.2%)이 뒤를 이었다. 이에 중소제조업계는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으로 ‘업종별·작업별 매뉴얼 보급’(29.9%)을 꼽았다. 이어 안전설비 투자비용 지원(25.3%)과 업종 기업 특성 맞춤형 현장 컨설팅 강화(24.5%)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노동계 일부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계가 중대재해법 취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면책규정을 만들자는 주장은 사실상 중대재해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석병수 부산노동권익센터장은 “중대재해법은 처벌보다 사고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고, 실제 해외사례를 봐도 사업주 형사처벌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크게 많지 않다”며 “일부 로펌을 중심으로 중대재해법의 허점을 찾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면책규정을 만드는 것은 법안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노동계 입장에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ky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