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방역조치를 다시 강화하면서 소비·고용 등 내수 타격을 비롯한 연말 경기 위축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 회복을 위해 지난달 단행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오히려 경기에 타격을 주며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19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발간한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및 방역조치 강화 등으로 대면 서비스업 등 내수 영향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는 기재부가 불과 한 달 전 11월호에서 “방역 체계 전환(위드 코로나) 등으로 내수 여건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것과 정반대의 진단이다.

기재부의 경기 판단이 한 달 만에 뒤바뀐 것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이미 소비심리 위축이 감지되던 상황에서 사적 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정부의 공식 조치까지 발동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에는 연말을 앞두고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달 전국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 55만3000명)은 지난 10월(65만2000명)보다 축소됐고, 코로나19의 대표적 타격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보다 8만6000명 줄며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부산의 취업자 수 증가 폭(7000명)도 지난 10월(1만3000명)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달 둘째 주(6~12일) 전국 소상공인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전녀 동기 대비 17.2%, 한국신용데이터 자료 기준)은 첫째 주(22.9%, 11월 29일~12월 5일)보다 낮아졌다. 지난 6일은 방역패스(접종확인·음성증명) 적용 등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다시 강화된 날이다. 일부 소상공인 단체는 방역 강화 조치에 반발해 손실 보상금을 정부에 청구하는 소송 제기와 함께 집단 휴업도 검토 중이다.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2일 서울 광화문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