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국제신문DB

전국 최하위 수준인 부산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개월 전 24대였던 충전기 1대당 전기차 수는 최근 30대에 육박하며 ‘전국 1위’의 불명예를 또 안게 됐다. 부산의 미래 친환경 교통수단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정부의 더딘 정책 추진과 일부 지역 주민의 반발 탓에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가 장기간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거래소(KPX)가 7일 발표한 ‘전기차 및 충전기 보급·이용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부산에 등록된 전기차 수는 총 1만480대로 파악됐다. 이는 2017년 12월(816대)과 비교해 약 13배 급증한 것이다. 1만 대를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이 기간 부산 전기차 수 증가율(1184%)은 전국 전체 증가율(702%, 2만5108대→20만1520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하지만 고질적 문제인 부산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 지난 9월 말 기준 부산의 급속충전기 1대당 전기차 수는 29.4대에 달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치다. 두 번째로 많은 인천(24.3대)과 비교해도 5.1대나 차이가 났다. 전국은 15.3대였다. 특히 지난 6월(24.6대)과 비교하면 4.8대 늘었다. 급속충전기 1대당 전기차 수가 많거나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충전 인프라가 열악하거나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력거래소는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장애물은 ‘충전의 불편함’”이라며 “충전 인프라의 지역별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산은 전체 자동차 대비 전기차 비중도 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9월 말 부산에 등록된 전체 자동차 수는 145만4607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기차(1만480대)는 0.72%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0.81%, 2477만8004대 중 20만1520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국에서 해당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3.70%, 64만8822대 중 2만3845대)였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