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규제 완화 등 파격 혜택
- 행정 무관심 좋은 기회 날려

정부가 최대 150억 원 지원 및 각종 건축규제 완화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도심 내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 공모를 진행하고 있지만 부산은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당국의 무관심으로 노후 지역 개발과 양질의 주택 공급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2차 후보지 공모 결과, 전국에서 9곳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8460가구가 공급된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차 후보지 20곳(1만7040가구)을 포함해 지금까지 확정된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지는 29곳(2만5500가구)으로 늘어났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대전 동구 3곳과 광주 북구(이상 1차), 울산 북구와 전북 전주(이상 2차) 등 6곳이 사업 대상지에 포함됐다. 울산에서는 북구 염포동 현대제철 동쪽에 113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노후 저층 주거지여서 개선이 필요하나 사업성이 낮아 그간 정비가 이뤄지지 못했던 곳을 대상으로 한다.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광역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 국비를 지원받아 소규모 정비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공모를 통해 기초지자체가 국토부에 신청한 뒤 후보지로 선정되면 광역지자체와 관리계획을 수립해 민관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후 주민공람과 지방도시재생·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관리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기반시설·공동이용시설 설치비용으로 최대 150억 원의 국비를 받을 수 있다. 또 용도지역 상향, 주민 전원합의 요건 완화, 용적률 특혜, 동간 간격 축소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그러나 국토부의 1, 2차 공모 때 부산은 단 한 곳도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한 기초지자체는 신청을 준비하다 마지막 단계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의견 수렴 과정과 선정 기준 등이 까다롭기는 하나 국비 지원 등 여러 가지 혜택을 고려할 때 부산 기초지자체들이 제대로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가 기초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며 시가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공모는 기초지자체가 국토부에 직접 신청을 하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가 정확한 내용을 알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