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車 핵심부품 1년새 최대 300% 폭등
- 스테인리스강 40% 수지·고무 50%↑
- 도금용 약품 인산 3.5~4배 치솟아
- 마그네슘 재고 1.5개월치뿐 ‘비상등’
# 중소 부품업체 "생산할수록 손해"
- 수주 물량 납기일 못 맞추면 손해배상
- 완성차 업계 납품단가 손실 보전 인색
- 가솔린 부품 생산업체 설 자리도 위협
자동차용 핵심 부품의 품귀 현상에 가격까지 1년새 최대 300%까지 치솟고 있지만 완성차 업계는 손실 보전에 인색해 부품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품 수도 함께 줄어 일부 업체는 문을 닫는 등 설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15일 경남 양산에서 엔진 연료관용 고압 파이프를 생산하는 A 사는 지난 1월부터 스테인리스강 가격 상승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스테인리스강 가격은 올 1월 ㎏당 3800원에서 11월 현재 5300원으로 40%가량 인상됐다. A 사가 1차, 2차 벤더에 부품을 납품하면 이들이 완성차에 인상분 반영을 요구하지만 대부분 무시되고 있다. 대기업은 관계사를 통해 원자재를 수급하는 구조로 큰 문제가 없지만 업체 규모가 작고 구입 물량이 적을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원자재 가공에 필요한 오일류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은 아예 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A 사 관계자는 “아이템이 하나밖에 없는 회사는 비싼 가격에 원자재를 구입해 손실을 떠안거나, 비용 부담에 아이템을 반납하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원자재 담당자가 협력사를 방문했다가 문 닫은 회사를 봤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 강서구 부산과학산업단지에서 자동차 내·외장 플라스틱 및 기능제품을 생산하는 B 사는 플라스틱 제조에 필요한 수지가격이 연초에 비해 50~60%까지 치솟자 수익성이 대폭 낮아졌다. GM과 쌍용차는 물론 현대차 기아차 등과 거래하는 이 업체는 완성차에서 수주받은 물량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생산을 중단할 수 없는 처지다. 이곳 관계자는 “납품을 제때 못할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해 일단은 추후 보전을 기대하고 납품하고 있지만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 들어 철강 비철금속 알루미늄뿐 아니라 수지와 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50%가량 상승했다. 도금업체에서 사용하는 화학약품인 인산의 경우 연초에 비해 3.5~4배로 폭등했다. 조합 오린태 이사장은 “원자재 가격과 수급도 문제지만 전기차 비중이 늘면서 부품 개수가 줄어 가솔린 자동차 중심의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생산량도 감소해 원자재 수급 문제가 발생했지만 갑자기 거래선을 바꾸기도 어려운 만큼 대체 거래선 확보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전기차 연간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7만1006대로 세계 7위다.
자동차 부품 곳곳에 들어가는 중국산 마그네슘 재고도 1.5개월치에 불과해 중국 정부가 40~50일만 통관을 막아도 자동차 산업 전체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전기차 모터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를 60% 이상 생산해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가전략자원으로 규정해 수출을 통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니켈·코발트·망간 등 배터리 원자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