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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비즈니스 <19> 울산 ‘옛간’참기름

참깨 착유방식 현대화 강소기업 성장 … 해외시장 개척 ‘K-오일’ 선도

  •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  |   입력 : 2021-11-07 18:55:04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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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가 시작한 영세 방앗간
- 3대 손자 운영 뒤 식품기업 변신

- ‘찜 누름’ 참기름·곡물가루 등
- 온·오프라인 시장서 인기몰이
- 작년 26억 등 매출 매년 증가세
- 美 ‘아마존’에도 납품 준비 중

오늘날 지구촌에 거세게 몰아치는 한류 바람은 식품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K푸드’로 일컬어지는 식품 한류는 라면 김 과자 등 가공식품은 물론 김치와 소스류인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적인 발효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소스류에 참기름과 들기름까지 가세하면서 그 특유의 고소한 향기로 지구인을 사로잡는다.

울산의 향토식품기업 ‘옛간’은 바로 이런 전통 식용 기름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고 브랜드화해 ‘K오일’ 바람을 선도한다.
   
식용기름을 고품질화한 제품으로 급성장한 울산의 전통식품 브랜드 ‘옛간’의 박민(왼쪽) 대표와 부친인 박영훈(오른쪽) 씨가 착유기에서 추출된 참기름을 살펴보고 있다. 옛간 제공
■3대 62년 전통 참기름 방앗간

‘옛날 방앗간’이란 뜻의 옛간은 고(故) 박일황 옹이 1959년 울산 북구 강동동에 조그만 참기름 방앗간을 연 것이 시작이다. 아들 박영훈에 이어 2010년부터 손자 박민 대표가 3대째 운영한다.

창업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 옹은 아내가 수확한 질 좋은 참깨를 보고 어릴 적 고향 장생포에서 봤던 고래기름 짜는 틀에서 영감을 얻어 ‘나무 찜 누름 틀’을 개발했다. 이틀로 만든 참기름이 진하고 고소하다는 평을 듣자 방앗간을 열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어 폴리텍대학 배관과 교수였던 아들이 계승해 1970년대 시중의 착유기와 찜 누름틀을 접목한 방식으로 지금의 ‘옛간 찜 누름 틀 기계’를 개발했다.

하지만 여전히 영세하고 소규모였던 방앗간은 손자인 박민 대표가 경영을 맡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기업형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10년 전 어느 날 문득 ‘방앗간이라는 단어 하나만 바꾸면 식품기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에 가업을 잇기로 한 그는 과감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방앗간 일에 뛰어들었다.

먼저 시장조사를 하는 데만 꼬박 1년여를 매달렸다. 그리고 생산 제품 브랜드화에 착수했다. 당시에도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을 제외한 소규모 방앗간에서는 대부분 참기름을 브랜드화하지 않고 일반 병에 넣어 그냥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방앗간 넘어 강소 식품기업으로

   
옛간이 이달 중 이전 예정인 울주군 길천산업단지 내 신축공장 조감도.
옛간이 불과 10년 사이에 업계의 기린아로 급성장한 것은 자신만의 특별한 기술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전통 찜 누름 방식’이라고 불리는 착유 방식이다. 100% 통깨만을 이용하고, 깨알이 살아있게 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옛간은 관리에서 생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일원화했다. 0.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초정밀 깨 선별 공정과 철저한 위생 관리를 통해 청결한 제품을 생산하는 SA 시스템, 낮은 온도로 천천히 눌러내려 영양분이 살아있게 하는 저온 압착 착유 방식 등이 그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된 옛간 참기름은 다른 참기름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옛간 참기름은 병 아랫면에 이른바 ‘황금층’이라 불리는 침전물이 생성된다. 전통적인 압착 추출 방식의 참기름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래서 박 대표는 옛간 참기름을 항상 흔들어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 그는 “진짜 참기름은 흔들어 먹어야 한다. 그래야 더욱 건강한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옛간에서는 참기름과 들기름은 물론 선식 등 곡물가루에 이르기까지 100여 가지 제품을 모두 직접 생산 판매한다. 착유나 재료 선별 못지않게 볶음 과정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볶음 정도에 따라 곡물별 맛과 빛깔 영양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옛간은 곡물 재료를 볶거나 찌는 시간을 모두 다르게 하는 보국 제조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은 영양은 물론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블랙미숫가루와 서리태곡물가루 등이 대표적이다.

옛간은 신제품 개발에도 발 빠르다. 지난여름 출시한 ‘들기름 막국수 밀 키트’가 대표적이다. 막국수와 들기름이 담긴 미니 파우치를 세트화한 이 제품은 전국 막국수 집으로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 누적 70만 개를 돌파했다.

■미국 아마존에서도 러브 콜

현재 옛간이 만든 제품들은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울산은 물론 서울 경기 제주 등 전국 100여 곳의 호텔과 백화점, 마트, 유명 식품 프랜차이즈 등과 거래한다. 특히 2019년부터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한 옛간은 쿠팡 네이버 등 국내 온라인 유통망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의 ‘아마존’ ‘김씨마켓’ 등 해외 유명 온·오프라인 유통망으로부터도 납품 제의를 받아 진출을 준비한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개척하게 된 옛간의 성장 속도는 눈부실 정도다. 북구 정자에서 3년 7개월여 전인 2018년 3월 지금의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1320㎡ 규모의 방앗간으로 이전 확장해 생산량을 4배로 늘렸다. 이전 후 첫해 7억 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4억, 지난해 26억 원 등으로 매년 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234억 원을 들여 울주군 상북면 길천산업단지 내에 공장을 신설해 다음 달 중으로 이전한다. 3차에 걸쳐 총 1만6500㎡ 규모로 건설되는 이 공장에는 최신 시설을 갖춘 참기름과 곡물 선식 방앗간, 사료공장 등이 들어서 옛간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방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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