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제조업 부진 ‘강타’
- 정규직과 임금차 더 벌어져
부산지역 경제 도약의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는 ‘고용의 질’이 개선되기는커녕 전국 대도시 가운데 최악 수준으로 악화됐다. 부산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역대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비정규직 수도 50만 명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임시·일용직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조업 장기 침체 등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지역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는 부산지역 고용의 질이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올해 8월 기준 부산의 임금근로자(정규직+비정규직)는 총 124만7000명으로 지난해 8월(124만2000명)보다 5000명 증가했다. 지난 8월 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부산 고용시장을 강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금근로자 증가’ 자체는 긍정적인 결과로 인식된다.
하지만 근로형태별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올해 8월 부산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51만2000명으로 지난해 8월(47만2000명)보다 4만 명 늘었다. 역대 첫 50만 명 돌파다. 특히 임금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지난해 8월 38.0%에서 올해 8월 41.1%로 치솟았다. 이 비율이 4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3년 8월(29.0%) 이후 처음이다. 8대 특별·광역시(세종시 포함) 가운데 가장 높았고,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강원(47.4%) 전북(44.7%) 전남(41.3%)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전국 평균은 38.4%였다.
반면 지난 8월 부산의 정규직 근로자는 73만5000명으로 지난해 8월(77만1000명)보다 3만6000명 감소했다.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은 급증하다 보니 고용의 질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와 지역경기 침체 장기화, 특히 제조업 등 주력 산업의 부진이 길어지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부산 전체 취업자(168만2000명) 가운데 제조업 취업자(23만7000명) 비중은 14.1%에 머물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내몰린’ 비정규직은 저임금 체계에서도 벗어나지 못한다. 최근 3개월(지난 6~8월)간 전국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76만9000원으로 정규직(333만6000원)보다 156만7000원이나 낮았다. 역대 가장 큰 격차다. 지난해 8월 양 측 간 격차는 152만3000원이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