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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소형위성 쏘아올렸던 한국, 30년 만에 이룬 ‘우주독립’

韓발사체 누리호 미완의 성공

  •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   입력 : 2021-10-21 20:55:48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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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위성 자체개발 역량 키우며
- 국산 발사체 우주진입 꿈 키워
- 나로호도 1단 엔진은 러시아産
- 엔진·발사대 등 국내기술 완성
- 내년 재발사 … 위성 안착 재도전

국산 발사체 누리호가 첫 발사에서 ‘미완의 성공’을 거뒀다.

21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 발사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누리호의 전 비행과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돼 700km의 고도 목표에 도달했지만 목표 속도에 미치지 못해 위성 모사체가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며 “이는 이륙 후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등이 정상적으로 수행됐지만 3단에 장착된 7t급 액체엔진이 목표인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장관은 이어 “이번 발사는 독자 개발한 발사체의 첫 비행으로서 우리나라가 핵심 기술을 확보했음을 보여줬다”며 “정부는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2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누리호가 첫 발사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아 내년 2차 발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 이번 발사를 통해 누리호는 우리나라의 우주 도전에 상당한 의미를 남겼다.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남등대 전망대에서 시민들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34년 만에 완성한 한국형 발사체

우리나라 우주 개척사에 기록될 만한 첫 장면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8월 남미 기아나 쿠루우주센터에서 소형 위성 우리별 1호를 쏘아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22번째 위성 보유국이 됐다. 이후 1999년부터 2012년까지 아리랑 1~3호 위성으로 실용위성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발사체 발전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1987년 천문우주과학연구소(현 한국천문연구원)가 로켓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를 시작했고, 1989년 10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설립되면서 한국형 로켓 개발이 본격화 됐다.

한국이 처음으로 발사한 로켓은 1993년 1단형 고체 과학로켓 KSR-Ⅰ이었다. 이후 1998년 KSR-Ⅱ(고체 과학로켓), 2002년 KSR-Ⅲ(액체 과학로켓)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2단 분리 기술, 액체로켓 발사 운용 기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KSR 발사체는 모두 우주궤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포물선 낙하하면서 기상 관측 등 한정된 임무만을 수행했다. 2013년 두 번의 실패 끝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체인 나로호를 이용해 100㎏급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1단부 엔진 설계와 개발 등을 러시아가 담당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손으로 ‘우주 독립’ 기대감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날고 있다. 연합뉴스
누리호 개발사업은 나로호 1차 발사 이후인 2010년 3월부터 시작됐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올려 놓는 게 목표였다. 누리호는 엔진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나로호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가장 큰 차이는 엔진이다. 설계 제작 시험 등 개발 전 과정을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맡아 완성한 엔진은 러시아의 기술을 빌렸던 나로호 엔진의 성능을 훨씬 웃돈다. 폭발적인 추력을 내야 해 발사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 1단부 엔진은 나로호의 경우 러시아제 170t급을 사용했다. 누리호 1단부에는 75t급 액체엔진 4기를 장착했다. 엔진 4기가 동시에, 동일한 추력을 내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적용해 마치 300t급 엔진 하나처럼 작동한다. 그 덕분에 나로호의 탑재체(인공위성) 중량은 100㎏에 그쳤지만, 누리호는 1.5t을 실을 수 있다. 위성 투입고도 또한 나로호는 300㎞인 데 비해 누리호는 700㎞로 훨씬 높이 날아오른다.

누리호 개발에 국내 300개 기업이 참여해 역량을 축적하면서, 우리나라도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역시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함으로써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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