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공정위 올바른 판단하길”

‘해운 공동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제외’를 주 내용으로 하는 해운법 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공정위가 국내외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과 관련해 수천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데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과 한국해운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국회 농해수위는 해운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하고 해양수산부가 공동행위를 감독하도록 하는 내용의 ‘해운법 개정안’의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농해수위가 개정안을 해당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절차를 남기게 된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정위가 현재 심사 중인 해운 공동행위 건도 무력화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해운협회 김영무 부회장은 “국회 뜻을 반영해 공정위가 올바른 판단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운법 개정안은 정기선사 간 운임 등 공동행위 규율에 대한 부처 간 소관을 명확히 하자는 취지에서 발의됐다. 해운법은 “외항화물운송사업자는 다른 사업자와 운임·운송조건 등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공정거래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58조에 따라 공동행위가 인정을 받으려면 사전에 화주 단체와 서면으로 협의하고 그 내용을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하는데, 국내외 해운사는 이런 요건을 채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5월 한국~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는 국내 12개 선사와 해외 11개 선사에 대해 부당 공동행위를 했다며 총 80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안병길(부산 서동구) 국회의원은 “정부 부처끼리 법 적용에 대한 이견이 있으니 국무조정실이나 총리실에서 나서 이견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